서비스직, 영업직 등에서 유사시 비상사태 대비 및 직원관리 효율성 증대를 내세워 이용되고 있는 CCTV나 위치추적 등을 둘러싸고 노사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상당수 직원들은 CCTV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위치추적 등이 '직접적인 감시이자 사생활 침해'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비상상황 대비와 직원관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매장 뿐 아니라 사무실에도 퍼진 CCTV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페나 음식점 등 서비스직 사업장에는 손님과 시비나 기타 비상상황에 대비해 프랜차이즈 매장, 또는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을 막론하고 대체로 CCTV 등이 설치돼 있다. CCTV는 유사시 문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직원 근무태도 확인을 위해서도 사용되는 것이다.
개인 카페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는 대학생 권모씨(25)도 "근무 중 가끔 사장이 전화 와서 매장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할 때가 있는데 매장 상황과 함께 내 모습도 다 보고 있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서비스직 매장이 아닌 일반 사무실에도 CCTV를 설치한 기업이 있다. 임직원 500여명의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장모씨(34)는 "그간 근무하면서 CCTV를 성능이 좋은 것으로 바꾸고 설치대수도 늘어 직원들 사이에 말이 많았다"며 "임원들끼리 돌려본다는 이야기가 있어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업무중 휴식을 갖는다"고 털어놨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모씨(29·여)의 직장 사무실 전역에도 CCTV가 설치돼 있다. 이씨는 "사장이 사장실에서 CCTV로 직원들 감시하는 게 취미라는 이야기가 파다하다"면서 "사장이 친근감을 드러낸다며 CCTV로 본 것을 직원들에게 이야기할 때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영업직은 회사에서 위치추적용으로 별도의 스마트폰을 나눠 주기도 한다. 반발한 업계 직원들은 한 때 스마트폰에 설치된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피하는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C제약회사 약국영업 담당 박모씨(33)는 "영업직은 한 사람이 담당하는 지역이 넓어 위치를 추적해야 근태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회사는 계속 위치추적 중이고 불쾌한 직원들이 저항하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직원 근태 확인..CCTV 함부로 안 본다
그러나 점주들은 CCTV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인 카페를 운영중인 공모씨(39)는 "손님과 분쟁이 발생했을 때나 기타 사고 때 CCTV가 없으면 일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알바를 몇 번 고용하다보니 매장 비품을 훔치거나 근무를 불성실하게 하는 경우가 있어 카운터 안쪽에도 CCTV를 설치했다"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 중인 A기업은 대부분 CCTV를 실시간 확인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A기업 관계자는 "기업은 비상 상황 등 때 매장 점장들 동의를 받아 CCTV를 확인한다"면서도 "점장들이 매장에 상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루치 CCTV를 이따끔 확인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업직들을 대상으로 한 위치추적 역시 각 지방에 흩어진 직원들이 일하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조치라는 의견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부 영업직 사원들이 틈틈이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관리직 입장에서는 부하가 어디서 뭘 하는지 최소한의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tinap@fnnews.com 박나원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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