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前 부총리 "경영진·노조 등 책임 가려야"
전직 경제수장들 만찬.. 유일호 경제팀에 조언
역대 경제부총리와 장관을 역임한 경제원로들이 유일호 경제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들은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적 현안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면서 경제팀이 역량을 발휘해줄 것을 주문했다.
전직 경제수장들 만찬.. 유일호 경제팀에 조언
기획재정부는 28일 서울 신반포로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역대 부총리.장관들을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역대 경제수장들과 현 부총리 간 일종의 상견례 자리로, 2014년 9월 최경환 부총리 취임 직후에도 개최됐다. (참조기사 : 유일호 부총리, 28일 강봉균과 만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집무실에 걸려 있는 역대 선배 장관님들 사진을 보면서 요즘같이 어려울 때 이 자리에 계셨으면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한다"면서 "고비마다 조언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행사는 초반 상견례라기에는 다소 엄숙한 분위기로 흘렀다. 유 부총리에 이어 첫 대표발언을 맡은 이승윤 전 부총리가 "그동안 여러번 역대 부총리.장관 초청 만찬회에 참석했지만 오늘은 마음이 무겁다"고 운을 떼면서다. 이 전 부총리는 최대 현안인 기업 구조조정을 거론, "(구조개혁을) 잘하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지만 실패하면 자칫 우리 경제가 장기간 어려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면서 "유일호 경제팀의 산업 구조개혁 정책은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는 과거 정치논리에만 매몰돼 구조개혁의 시기를 놓친 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대규모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내는 것이 구조개혁 성공의 '열쇠'라고 진단했다. 이 부총리는 "실무는 직원들에게 맡기고 부총리는 여러 이해 집단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서 구조개혁의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내야 한다"며 "여야 대립속에 정치논리에 매몰되지 않도록 유 부총리가 모든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념 전 부총리 역시 유 부총리에게 여야를 가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진 전 부총리는 "16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유 부총리가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때가 됐다"면서 "정치권이 도와주지 않아서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 말고 경제 살리기에 여야가 없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허심탄회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 부실을 야기한 이해관계자들의 책임을 따져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 경영진, 노동조합, 채권은행단 등이 제 역할을 했는지 분명히 가려서 거기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절차를 거쳐야만 국민적 지지를 받아 구조조정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무부 시절의 사공일.정영의.이용만.박재윤 전 장관, 경제기획원 이승윤.홍재형 전 부총리, 재정경제원 강경식.임창열 전 부총리, 재정경제부 강봉균 전 장관, 진념.김진표.한덕수 전 부총리, 기획예산처 장병완 전 장관, 기획재정부 강만수.윤증현.박재완.현오석.최경환 부총리 등 18명 전원이 참석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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