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일 볼레크리에이티브 대표
IT기업의 차세대 먹거리 'VR'
아직은 생산자 위주 산업이지만 기술력 진화로 가격대 떨어지면 구매력 높아져 터닝포인트 될것
오큘러스 박차고 나온 서 대표
주위의 만류에도 도전한 이유? 새 역사의 한 챕터 만들고 싶어 커뮤니케이션게임 볼레 개발중
IT기업의 차세대 먹거리 'VR'
아직은 생산자 위주 산업이지만 기술력 진화로 가격대 떨어지면 구매력 높아져 터닝포인트 될것
오큘러스 박차고 나온 서 대표
주위의 만류에도 도전한 이유? 새 역사의 한 챕터 만들고 싶어 커뮤니케이션게임 볼레 개발중

컴퓨터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가능할까. 가상현실(VR)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서 컴퓨터 속 여자친구와 대화를 하고 커피를 마시는 일이 멀지 않았다.
가상현실이란 컴퓨터 기술로 시각이나 청각.촉각 등을 자극해 사용자가 화면 상의 장소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헤드셋과 360도 카메라를 통해 사무실에 앉아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느끼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탄탄한 그래픽.디스플레이 기술을 앞세운 가상현실 시장은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면서 글로벌 IT 업체들의 각축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는 VR 기기 시장이 2020년 200억달러(약 22조원) 규모로 커지고 VR 콘텐츠 시장은 500억달러(약 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가상현실 시장의 최전선에 선 볼레크리에이티브 서동일 대표(40)는 2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사회에서 화두가 됐던 가상현실 시장은 최근 그래픽, 디스플레이, 센서 등 제반 기술의 성장으로 성숙됐다"며 "IT 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그간 기술력의 한계로 많은 도전에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던 가상현실은 최근 실사에 가까워질 정도의 그래픽 기술의 진화, 해상도와 센서 기술 발전으로 대중화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가상현실이 시공간을 초월해 그간 할 수 없었던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그 매력을 꼽았다. 특히 가상현실 도입으로 IT 시장이 단순히 보는 것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으로 전환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 대표에 따르면 아직까지 가상현실 시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시장이라기보다 생산자 위주의 산업이다. 소비자가 관련 상품을 원해서 뜨는 신(新)시장이 아니라 산업 관계자나 종사자에 의해 띄워지고 있는 시장이라는 것.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된 것이 모바일 시장이라면, 가상현실은 모바일에서 더 이상 발전이 가로막힌 디스플레이·그래픽 업체들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만들어진 '불가항력성'이 있다고 서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모바일 시장에서 더 이상 해상도나 디스플레이는 화두가 되지 못한다"며 "스마트폰의 '2차원' 작은 화면에는 이들 기술이 진화해봐야 소비자들이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모바일 시장에서 더 이상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IT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가상현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제반 기술력의 진화로 가격대가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 상승도 기대해볼 만한 터닝포인트를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상현실 적용으로 앞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은 게임을 비롯해 교육, 영화, 공연, 여행, 원거리통신 등이다. 2차원 영상에서는 4K급 해상도나 더 빠른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필요없지만 3, 4차원의 가상현실에서는 실제와 같은 현실감을 위해 고해상도와 GPU, 콘텐츠가 필수다.
서 대표는 "가상현실 시장이 폭발한다면 하이엔드급(고급) 기술의 시장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판매된 GPU의 1%만 가상현실 구동이 가능해 99%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VR 기기 전문업체 오큘러스의 공동 창업자로 오큘러스 한국지사장을 지낸 서 대표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큘러스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큘러스를 떠나 딴살림을 차린 그는 현재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게임 '프로젝트 볼레'를 개발 중이다.
그가 주목하는 VR 콘텐츠는 인공지능(AI)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 사람처럼 대화가 가능하도록 하면서 친밀감을 쌓는 것이 목표다. 서 대표는 "새로운 플랫폼의 콘텐츠는 소비자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2018년 정도가 되면 가상현실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오큘러스에 머물렀다면 안정적이었겠지만 그곳을 떠나 새로운 역사의 한 챕터로 기록되고 싶었다"며 "한국에서도 신기술 선점을 통해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같은 글로벌 리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onnews@fnnews.com 문화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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