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기관, 알리오 분석 결과.. 産銀 연봉 9435만원 최다
신입 초봉, 中企 평균 이상
신입 초봉, 中企 평균 이상
노조의 거센 반발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 금융공기업 직원이 연평균 최대 940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연봉보다 50% 가량 높은 수준이다. 공기업으로서 해고의 위험까지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의 직장'이라는 말이 과장된 표현만은 아니라는 평가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달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예금보험공사를 제외한 국내 7개 금융 공공기관(금융위원회 산하)의 2015년 연평균 급여는 8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집계한 국내 대기업 정규직 평균연봉인 6278만원보다 2000만원 이상(35%) 많다.
금융공기업 신입사원은 최고 4600만원을 첫 연봉으로 받았다. 젼경련이 집계한 국내 중소기업 직원 평균연봉인 3323만원을 크게 웃돈다.
가장 임금을 많이 받는 곳은 한국산업은행으로 지난 2015년 기준 연평균 9435만원을 받았다. 대졸자 초임은 4654만원에 달한다.
최근 노조의 반대로 성과연봉제 도입이 무산된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는 지난해 연평균 급여가 8419만원에 달했다. 주금공의 신입사원 초임은 4030만원이다.
주금공은 최근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직원들의 성과연봉 비중을 최대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노조 찬반 토표 결과, 반대의견이 85%를 넘기며 무산됐다. 이후 김재천 주금공 사장은 성과주의 도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날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의결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연평균 7873만원의 임금을 지급했다. 신입사원 초임은 3898만원이다. 캠코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노조원 반대로 한차례 부결된 바 있지만 이날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통과시켰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이하 기보) 임직원들은 지난해 연평균 8395만원의 임금을 받았고,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과 중소기업은행 직원들은 각각 8480만원, 9129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현재 기보와 신보 노조는 사측과 개별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으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역시 노조 반대로 성과주의 도입이 어려운 상태다.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임금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금융공기업을 포함한 국내 전 금융권의 임금은 이제까지 호봉제를 원칙으로 했다. 연차에 따라 임금도 자동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급여가 점차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와 우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월평균 총 급여는 금융권을 제외한 전 산업 근로자 급여의 150%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 2006년 전 산업 총급여의 150.5%에 달했던 금융산업 총급여는 2014년에는 153.9%로 오히려 상승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금융공기업은 물론, 금융권 전반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노조의 반발이 수용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사회적인 분위기 상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은 어떻게든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성초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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