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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빵집 열고 中서 비빔밥 팔고.. '외식 한류' 고삐 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15 18:31

수정 2016.05.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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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공략.. 제빵업계 매장 속속 오픈
비비고 런던 소호에 진출.. 치킨·피자도 신시장 개척
지난해 11월 문을 연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외식기업들이 글로벌 시장공략에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장기적인 내수침체 등에 따른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데다 정부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가맹사업을 옥죄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15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외식업체들이 내수침체 타개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한류와 K-푸드열풍 속에 외식업체들의 해외진출은 더욱 열기를 뿜고 있다.

■세계 최대 G2시장 속속 상륙

SPC그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파리바게뜨 호스테터점'을 열며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에 돌입했다.

미국 진출 11년 만에 본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섰다. 파리바게뜨 호스테터점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 350개의 직.가맹점을 열 계획이다.SPC그룹은 2005년 LA에 파리바게뜨를 열며 미국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45개의 매장을 직영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해외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허영인 회장이 지역별 상권을 분석하고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과 마케팅을 테스트하며 가맹사업에 챙겨왔다. 허 회장은 지난해 SPC그룹의 '2030 비전'을 통해 2030년까지 미국, 중국 등 G2 국가에서만 2000개 이상의 매장을 출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올해 초 중국 광저우에 중국 100호점을 개설하면서 베이징, 상하이, 쓰촨 외에도 광저우 중심으로 중국 내 4대 거점을 구축해 중국내 '넘버1 베이커리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2005년 중국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2010년에는 10곳에 불과했던 매장이 5년 만에 10배인 100개로 늘었다. 오는 2020년에는 현재의 10배인 10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뚜레쥬르는 국내 제과 브랜드 중 최다 해외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매장은 해외 매장의 5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가맹사업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현지업체와 제휴방식을 통한 마스터프랜차이즈에 성공한 덕분이다.CJ푸드빌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높은 R&D 역량으로 뚜레쥬르 외 비비고, 투썸커피, 빕스 등의 브랜드로 해외 10개국에 총 270여 점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20년에는 글로벌 톱10 외식전문기업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해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푸드빌의 글로벌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bibigo)'는 지난 2010년 5월 첫 론칭(서울)에 이어 같은 해 중국, 미국 등에 매장을 열며 글로벌 거점 구축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2012년에는 국내 한식 브랜드 최초로 영국 런던의 중심가 소호 거리에 진출했으며, 이 매장은 최근 3년 연속 저명한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가이드'에 등재되는 성과도 거뒀다.

이밖에도 치킨, 피자, 디저트 카페 등 다양한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들의 해외진출도 급속히 늘고 있다.제너시스BBQ, 굽네치킨, 네네치킨 등 치킨업체들도 미국, 중국, 호주 등 신시장 개척에 한창이다. BBQ는 지난해 상반기에 미국 프로야구 구장 등 스포츠경기장에 진출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네네치킨은 호주 시장에 지난해 6월 초 첫 진출에 성공했으며, 굽네치킨은 지난해 8월 중국 시장에 첫 매장을 내고 현지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국내 1위 피자브랜드인 미스터피자는 중국에 가장 많은 매장을 내고 있으며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000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14년까지 14년 동안 66개의 매장을 여는데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한해 동안 무려 40개의 점포를 개점했다. 올해에도 80개의 점포를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 45억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린다는 목표다. 미스터피자는 현지 업체와 제휴를 통한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의 가맹사업을 선호해왔다.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는 중국, 미국, 러시아 등 해외 3개국에서 70개 매장을 돌파하며 한국의 디저트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진출한 중국에서 67개로 가장 많을 매장을 두고 있다. 그 외 미국 3개, 러시아에서 1개 매장을 열었다. 오픈을 확정한 매장까지 합하면 90여개에 이른다. 해외 사업 초기 망고식스는 중국, 미국에서 직영점 운영을 시도했으나 국내와 전혀 다른 현지의 규제와 소비 문화 등 현실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사업 전략을 현지업체와 제휴인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전면 전환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38개 외식기업이 44개국에서 465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1814개)이 가장 많고 미국(1444개),베트남(292개), 필리핀(195개), 일본(142개), 인도네시아(140개) 순이다.

■제빵 빅2 '같은듯 다른' 행보

이런 가운데 국내 양대 제빵 프랜차이즈업체인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이들 빅2 제빵기업들의 '같은듯 다른' 글로벌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들 두 기업이 중점을 두고 있는 시장은 미국과 중국 등 G2국가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제대로 정착하면 곧바로 글로벌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타깃은 같다.

하지만 방법론, 즉 글로벌 공략법으로 들어가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SPC는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가맹사업을 본사가 직접 챙긴다. 가맹사업자 모집부터 심사,선정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본사에서 관리한다. 본사라기보다는 오너가 직접 챙긴다는 게 맞는 얘기다.

이는 오너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안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식품분야 기업으로서 경영의 최대의 덕목을 '안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먹거리인 빵 제품에서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가 순식간에 회복할 수 없는 어려움에 빠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비해 CJ푸드빌은 현지업체와 제휴를 통한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방식으로 현지에서의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어느것이 옳은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상호 장,단점이 교차할 뿐이다. SPC의 전략은 식품안전이나 프랜차이즈 운영 과정에서의 위험요인을 사전 또는 수시로 확인하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경영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지 사업기반을 다지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반대로 뚜레쥬르와 같은 전략은 단기간에 저변을 확대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데 효과적이다. 현지 기업과 인프라,유통기반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위험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가맹점에 대한 본사 지배력도 떨어진다. 안전과 안정이라는 틀 속에서 위험부담 줄일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얼마나 잘 갖추느냐와 현지 사업기반을 얼마나 빨리 다지느냐가 공통된 관건이다. 한편 해외진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사업방식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방식이 전체의 51.3%로 절반이 넘는다. 하지만 직영점 진출은 2014년 12.2%에서 지난해 19.8%로 7.6%포인트 늘어나는 등 증가추세다. 여기에 라이센스 계약 등 기술전수 방식도 8.4%에서 10.2%로 늘었다. 이에 비해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의 가맹사업 비중은 같은기간 6.0%포인트 감소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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