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공점엽 할머니가 17일 오후 5시 10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밝혔다. 향년 97세.
공 할머니는 16세였던 1935년 직업을 소개해 준다는 말에 속아 끌려가 해성, 상해, 하얼빈 등지에서 24세가 되던 1943년 무렵까지 일본군 위안부로 모질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1945년 해남으로 귀국해 1947년 결혼했지만 남편이 결혼 8년 만에 사망하고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홀로 키우며 살아왔다.
공 할머니는 2002년부터 정대협 활동에 참여해 금강산 인권캠프와 제주도 인권캠프 등에 동행하며 “이런 세상도 있었소”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전남 해남지역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공점엽 할머니와 함께하는 해남나비' 회원들이 찾아가면 구수한 말씀으로 “보고 또 봐도 그립고 보고 싶소”하며 회원들의 발길을 붙잡기도 했다.
정대협에 따르면 공 할머니는 최근 2년간 병상생활을 했으며 두 달 전부터 병환이 악화돼 긴 투병생활 끝에 숨을 거뒀다.
공 할머니가 세상을 떠남에 따라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3명(국내 39명·국외 4명)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는 지난 2월 사망한 최모 할머니, 김경순 할머니에 이어 공 할머니가 세 번째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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