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동남권 신공항 갈등 키우는 정치권](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6/06/06/201606061655045703_s.jpg)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11년 입지 선정이 백지화된 적이 있는 이 해묵은 숙제를 둘러싼 경쟁은 과열 양상을 지속하고 있으며 정부 결정이 가까워짐에 따라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해 정치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가덕도와 밀양 중 어느 쪽으로 결정이 돼도 다른 쪽의 승복을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입지 선정 용역은 해외기관(파리공항공단)이 맡고 있지만 이것도 선정 이후의 논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한국 사회의 빈약한 사회적 자본 수준을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다.
한국 경제의 어려운 현 상황도 낮은 사회적 자본과 무관할 수 없다. 낮은 수준의 사회적 자본은 직간접 비용을 초래해 경제적 성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신속하고 과감한 산업재편과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이에 따르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기가 어렵고 정책 추진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 협력이 필수적이나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사관계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동남권 신공항과 같이 지역 간 이해대립을 초래하는 문제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대화와 설득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이다. 지금과 같이 지역의 이해를 관철시키고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 후유증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사회적 자본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사회적 자본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갈등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한국 사회를 안정된 특정 외국 사회와 비교해 시쳇말로 '한국은 재밌는 지옥, OO는 심심한 천국'이라고들 한다. 이 반어적 표현은 한국 사회의 빈약한 사회적 자본을 풍자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은 일반적 경제지표와 달라서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은 대상이지만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므로 정부와 정치권은 이를 확충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사회적 자본은 개인의 삶의 질과도 깊은 관련성을 가지니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행태도 변해야 할 것이다. 한국 사회를 '재밌는 천국'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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