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수생에 대한 영주권 신청 자격 완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민을 통한 노동력 확보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이라는 '세번째 화살'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WSJ은 아베 총리의 표현을 빌어 일본이 전 세계에서 가장 신속한 영주권 승인 계획을 추진키로 했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 전체 노동자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2%에도 못미쳐 11% 수준인 영국, 17%에 이르는 미국 등에 크게 처져있다.
일본은 요양원, 2020년 도쿄 올림픽 시설 공사 인력 확충을 서두르고, 유학 후 직장을 잡아 일본에 눌러 사는 유학생 비중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유학 이후에도 일본에서 일자리를 잡아 거주하는 비중은 30% 수준이지만 이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민 문호는 숙련기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비숙련 일반 이민은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
엔지니어링, 금융 등 분야에서 일본 거주 5년 이상 요건을 채워야 가능한 영주권 신청 자격을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법무부에 따르면 2012년 기술이민이 시작된 이후 이 제도를 통한 영주권자는 지난해말 현재 4347명에 불과하다.
집권 자민당은 이미 이민 확대 계획을 7월 총선공약에 포함시켰다.
자민당은 총선공약에서 "일본인만으로는 노동력이 불충분하다는 점 때문에 심각한 악영향이 분출되고 있는" 일부 사회 영역이 있다면서 "대규모 외국 노동자 증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부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이민 문호 개방은 일본 경제 부활을 약속한 아베 총리의 공약 실천에 절실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에 따른 노동력 감소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통계청의 센서스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일본 인구는 100만명 가까이 줄었다. 현재 총인구는 1억2700만명이다.
일본 재계는 산업연수생에 대한 이민 문호 개방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일본 맥주.음료 대기업인 산토리 홀딩스의 니나미 다케시 최고경영자(CEO)는 아베 총리에게 산업연수생에 대한 영주권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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