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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 반딧불이가 발광한다. 몸에 불을 켜고 미소보다 10촉 밝게 빗금 긋는 반딧불이. 10촉 10촉 바위도 짚단도 불을 낸다. 자작나무 언덕에 불이 들어오면 억만 송이 고요에도 불이 켜진다”
어른에게는 추억 속 여름철 밤하늘을 수놓던 형광색 불빛이자 아이들에게는 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가 돌아오고 있다.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와 주요 수목원 등의 자연 생태계 복원 활동이 계속된 결과, 이제는 조금만 눈길을 돌려보면 우리 주변에서도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딧불이는 밤에 빛을 내는 특이한 곤충이다. 배 부분의 노란색을 띄는 마디에 발광세포가 있어 루시페린이라는 화학물질이 배출되면서 산소와 만나 아름다운 빛을 발산한다. 지구상에는 약 2000여종의 반딧불이가 있다지만 국내에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등 3종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풀숲이나 논·밭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반딧불이는 어둡고 습기 찬 곳을 좋아해 낮에는 개똥이나 소통 밑에 숨는다고 해서 개똥벌레라고도 불렸다. 사실 반딧불이는 성충이 되기 위해 알, 애벌레, 번데기 기간을 장장 1년이나 거쳐 1cm도 채 안 되는 작은 크기의 반딧불이가 되고, 고작 2주 남짓 짧은 기간 동안 짝짓기를 위한 불빛을 밝히고는 죽음을 맞이한다.
초여름 밤하늘을 밝히는 애반딧불이의 경우 알에서 깨어난 뒤 약 9개월간 물 속에서 다슬기나 물달팽이를 먹으며 수중생활을 하기에 수질상태와 먹이 공급이 반딧불이 서식에 중요하다. 게다가 암수가 빛을 발하며 구애하는 짝짓기에는 도시의 불빛은 치명적이다. 반딧불이를 환경지표 곤충으로 꼽는 이유다. 그렇기에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서식지를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 환경이라고 하여 전북 무주 등 반딧불이 서식지를 천연기념물 322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LG상록재단이 자연생태환경 복원과 보호를 위한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생태수목원인 곤지암 화담숲은 청정자연의 별빛인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서울에서 40분 거리인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곤지암 화담숲은 조성단계였던 2009년부터 국내 전문가 및 국립공원연구원의 자문을 받아 애반딧불이의 서식환경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애반딧불이 애벌레의 먹이인 다슬기가 서식할 수 있도록 화담숲 내 청정 1급수 수준의 맑고 깨끗한 수질의 계곡을 조성하고 다슬기와 애반딧불이 유충을 방생 및 증식했다.
그 결과 매년 6월 중순이 되면 곤지암 화담숲 내 반딧불이원에서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1000여 마리의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신비로운 체험을, 어른들에게도 아련한 옛 추억에 젖어 들게 한다.
곤지암 반딧불이 축제는 곤지암 화담숲 내 반딧불이원에서 17일부터 7월 3일 매일 밤 9시에서 11시까지 진행한다. 단 27일은 휴장. 사전 예약을 통해 반딧불이 축제에 참가할 수 있으며, 반딧불이의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 불필요한 조명의 사용은 제한된다. 화담숲 입구를 시작으로 수국원, 수련원을 지나 반딧불이원 등 시원한 계곡 주위로 영롱한 빛을 내는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산책로에서는 숲 해설가가 반딧불이의 성장과정, 생태환경에 대한 설명도 들려주어 온 가족이 살아 숨쉬는 청정 생태계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만끽 할 수 있다. 반딧불이 축제의 참가신청은 15일부터 곤지암 화담숲 홈페이지 예약 및 현장발권을 통해 일일 1000명 선착순 예약을 받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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