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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밤, 반딧불이가 밝히는 ‘곤지암 화담숲’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13 11:28

수정 2016.06.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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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 반딧불이
▲곤지암 반딧불이


“한 무리 반딧불이가 발광한다. 몸에 불을 켜고 미소보다 10촉 밝게 빗금 긋는 반딧불이. 10촉 10촉 바위도 짚단도 불을 낸다. 자작나무 언덕에 불이 들어오면 억만 송이 고요에도 불이 켜진다”

어른에게는 추억 속 여름철 밤하늘을 수놓던 형광색 불빛이자 아이들에게는 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가 돌아오고 있다.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와 주요 수목원 등의 자연 생태계 복원 활동이 계속된 결과, 이제는 조금만 눈길을 돌려보면 우리 주변에서도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딧불이는 밤에 빛을 내는 특이한 곤충이다.
배 부분의 노란색을 띄는 마디에 발광세포가 있어 루시페린이라는 화학물질이 배출되면서 산소와 만나 아름다운 빛을 발산한다. 지구상에는 약 2000여종의 반딧불이가 있다지만 국내에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등 3종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풀숲이나 논·밭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반딧불이는 어둡고 습기 찬 곳을 좋아해 낮에는 개똥이나 소통 밑에 숨는다고 해서 개똥벌레라고도 불렸다. 사실 반딧불이는 성충이 되기 위해 알, 애벌레, 번데기 기간을 장장 1년이나 거쳐 1cm도 채 안 되는 작은 크기의 반딧불이가 되고, 고작 2주 남짓 짧은 기간 동안 짝짓기를 위한 불빛을 밝히고는 죽음을 맞이한다.

초여름 밤하늘을 밝히는 애반딧불이의 경우 알에서 깨어난 뒤 약 9개월간 물 속에서 다슬기나 물달팽이를 먹으며 수중생활을 하기에 수질상태와 먹이 공급이 반딧불이 서식에 중요하다. 게다가 암수가 빛을 발하며 구애하는 짝짓기에는 도시의 불빛은 치명적이다. 반딧불이를 환경지표 곤충으로 꼽는 이유다. 그렇기에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서식지를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 환경이라고 하여 전북 무주 등 반딧불이 서식지를 천연기념물 322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LG상록재단이 자연생태환경 복원과 보호를 위한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생태수목원인 곤지암 화담숲은 청정자연의 별빛인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서울에서 40분 거리인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곤지암 화담숲은 조성단계였던 2009년부터 국내 전문가 및 국립공원연구원의 자문을 받아 애반딧불이의 서식환경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애반딧불이 애벌레의 먹이인 다슬기가 서식할 수 있도록 화담숲 내 청정 1급수 수준의 맑고 깨끗한 수질의 계곡을 조성하고 다슬기와 애반딧불이 유충을 방생 및 증식했다.

그 결과 매년 6월 중순이 되면 곤지암 화담숲 내 반딧불이원에서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1000여 마리의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신비로운 체험을, 어른들에게도 아련한 옛 추억에 젖어 들게 한다.

곤지암 반딧불이 축제는 곤지암 화담숲 내 반딧불이원에서 17일부터 7월 3일 매일 밤 9시에서 11시까지 진행한다. 단 27일은 휴장. 사전 예약을 통해 반딧불이 축제에 참가할 수 있으며, 반딧불이의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 불필요한 조명의 사용은 제한된다.
화담숲 입구를 시작으로 수국원, 수련원을 지나 반딧불이원 등 시원한 계곡 주위로 영롱한 빛을 내는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산책로에서는 숲 해설가가 반딧불이의 성장과정, 생태환경에 대한 설명도 들려주어 온 가족이 살아 숨쉬는 청정 생태계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만끽 할 수 있다.
반딧불이 축제의 참가신청은 15일부터 곤지암 화담숲 홈페이지 예약 및 현장발권을 통해 일일 1000명 선착순 예약을 받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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