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에게 창업을 권장하는 사회분위기를 생각하면 그의 성공스토리는 귀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청년층 반응은 냉담했다. 트위터나 웹진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금수저의 성공스토리'라며 김 대표를 비꼬는 게시글이 여럿 게재됐다. 그가 언론에 첫 사업 자본금을 국가장학생 장학금 1000만원, 주식 처분금 3000만원, 어린시절부터 저금한 세뱃돈과 용돈 4000만원으로 시작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대학생이 모을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김 대표의 성공이 부유한 집안 출신 때문만은 아닐텐데도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다들 용돈 4000만원쯤은 있지 않냐'는 트위터 글이 3500개 이상 리트윗되기도 했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본인의 뛰어난 사업능력이 금수저라는 배경에 가려졌다고 억울해할 수도 있겠다. 대개 김 대표의 사업수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젊은이가 김 대표처럼 10여년간 적자를 내면서도 계속 사업을 하고 싶어도 시도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는 데 불편을 느꼈을 것이다. 오락실로 따진다면 김 대표는 무수한 동전이 있어 여러 번 죽더라도 '끝판'까지 가겠지만 대부분은 100원짜리 하나로 끝판까지 가야 한다.
실제 최근 동그라미재단과 한국리서치가 만 16세부터 74세까지의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2.5%는 우리나라의 개인이 성취할 수 있는 기회가 높지 않다고 답변했다. 젊을수록 기회가 공평하지 않다는 사람이 많았다. 또 응답자 73.8%는 '우리 사회는 집안 등 사회경제적 배경이 개인의 노력보다 성공에 더 중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만 16세부터 18세 청소년 응답자들이 미래 자신의 자녀들이 현재 자신의 계층보다 상승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계층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적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금수저가 금수저를 낳았다'라고 인식될 수 있는 김 대표 이야기는 계층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잃은 청소년들의 생각을 그대로 뒷받침하는 사례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다. 젊은 사업가의 성공 이야기가 '금수저-흙수저' 담론으로 이어지는 기회불평등 사회에 씁쓸해진다.
tinap@fnnews.com 박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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