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부, 브렉시트 대응 총력.. 20兆 슈퍼 추경 나서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6 17:45

수정 2016.06.26 21:55

유럽계 자금이탈 대비.. 증시안정화 펀드 등 검토
한·영 FTA 필요성도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에 '브렉시트'라는 먹구름이 덮쳤다. 정부는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시사한 가운데 대규모 추경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정부 "한·영 FTA 검토"

26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영국 수출금액은 72억1700만달러, 대EU 수출금액은 465억4300만달러이며, 수출금액 기준 영국의존도는 1.4%, EU의존도는 9.1%로 크지 않다. 영국의 EU 탈퇴 찬반투표가 당장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국의 EU 탈퇴는 리스본조약에 의해 유예기간을 거친다. 때문에 향후 2년간은 현재 EU의 시장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당장 수출전선에 악재로 작용하진 않는다. 문제는 2년 후다. 우리 정부는 영국에 대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영국의 EU 공식 탈퇴 시점에 자동소멸하기 때문에 이를 협정문에 반영하기 위한 한·EU FTA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양자간 FTA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은 실물경제보다 금융시장이 더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지난 24일 하루에만 전 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 약 2조달러(약 2346조원)가 증발했다. 특히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향후 2년간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과정에서 결정되는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본유출 대책 마련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영국계 자금은 36조4770억원가량으로 전체 외국인 상장주식 보유액(433조9600억원)의 8.4%로 미국계(172조8200억원) 다음으로 많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아일랜드(15조5740억원), 네덜란드(14조2850억원) 등 유럽계 자금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우리 금융당국은 자본유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브렉시트 대응 자본시장 유관기관 비상점검회의를 열고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회사채시장 활성화 방안과 함께 기업 자금조달을 위한 정책지원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으로는 △증시안정화 펀드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자본확충 펀드 등이 고려되고 있다. 증권사 사장단도 27일 긴급대책회의를 연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유사한 전례가 없고, 다양한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만큼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브렉시트 미반영)로 제시한 정부는 하반기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 편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 부총리는 지난 24일 당정 간담회에서 "오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추경 여부를) 분명히 하겠다"고 밝혀 추경 편성을 기정사실화했다. 관건은 추경 규모와 시기다.
일각에선 지난해 6월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장한 20조원대의 '슈퍼 추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윤정남 김현희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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