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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명암, 날아오르는 페이스북 아래 추락하는 트위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28 15:19

수정 2016.07.28 15:19

세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의 양대산맥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지난 2·4분기 정반대의 실적을 내놓으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2주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던 페이스북은 4년여 만에 2조원대의 순이익을 거두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반면 '대박 IPO'로 실리콘밸리의 성공신화를 이뤄냈던 트위터는 8분기 연속으로 성장세가 줄면서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올해 2·4분기 순이익이 20억6000만달러(약 2조317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날 실적을 공개한 트위터는 같은 기간 1억721억달러의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모바일 광고 전략이 결실 거둬
지난 2012년 5월 18일 나스닥에 처음 상장된 페이스북의 주가는 주당 38.23달러에 마감됐다.
공모가인 주당 38달러를 겨우 넘긴 금액이다. 주가는 이후 같은해 9월 4일 주당 17.55달러까지 내려갔으며 블룸버그통신은 페이스북 상장이 최근 10년간 실시된 IPO가운데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페이스북 주가가 실제 가치에 비해 너무 고평가됐다고 지적했고, 투자 설명회에 후드티 차림으로 등장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또한 구설수에 올랐다.

페이스북은 이달 27일 발표에서 올해 2·4분기 매출이 64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9% 증가했다고 알렸다. 순이익 역시 전년동기(7억1900만달러)대비 3배 이상 늘어 역대 최대규모를 나타냈다.

이 같은 성장의 비결은 모바일 광고시장에 있다. 2·4분기 페이스북 광고매출 중 84%는 휴대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에서 나온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의 성공이 발 빠른 모바일 전환이라고 분석했다. 저커버그 CEO는 2012년부터 앞으로는 사람들이 모바일로 인터넷을 접한다고 예상하고 모바일에 맞는 디자인과 광고분석체계, 가격 구조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여기에 사진 중심형 SNS인 인스타그램 및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와츠앱을 인수하면서 페이스북과 시너지효과를 추구했다. 그 결과 지난달 기준 페이스북의 월간 실질사용자(MAU) 숫자는 17억1200만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6000만명 늘어났다. 실적 발표 당일 주당 123.34달러로 마감했던 주가는 이날 장외거래에서 133.33달러까지 치솟았다.

■출발은 좋았지만 맥 못 추는 트위터
페이스북 상장이후 1년 반만에 IPO에 나선 트위터는 시장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트위터 경영진들은 전년도 페이스북의 사례를 참고해 투자자들과 소통에 힘썼고 공모가도 다른 SNS 기업들보다 저렴한 수준인 주당 26달러로 설정했다. 페이스북과 달리 IPO 특수를 노린 경영진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트위터는 상장 당일인 2013년 11월 7일 공모가 대비 72%의 주가 상승을 기록해 안정적인 상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이달 26일 발표된 트위터의 실적은 암울했다. 올해 2·4분기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증가한 6억200만달러로 IPO이후 가장 낮았다. 매출 증가율은 8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MAU 숫자도 3억1300만명으로 전분기보다 고작 300만명 늘어났다.

WSJ는 지난해 7월 딕 코스톨로 전 CEO 대신 창업자 가운데 1명인 잭 도시가 다시 트위터 CEO에 자리에 오른 뒤 트위터 이용자가 900만명 늘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 이용자는 1억 6500만명이 증가했다.

부진의 원인은 여전히 틈새 SNS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8월 트위터 주가가 IPO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자 트위터가 언론이나 유명인사들을 위한 서비스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비디오 형태의 광고사업에도 투자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이달 26일 트위터의 주주보고서를 인용해 트위터가 아직까지 광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으며 오는 3·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 주가는 27일 주당 15.77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에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트위터의 경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페이스북이나 미디어 기업 컴캐스트 등이 트위터 인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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