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펫 라이프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여름휴가, 건강검진 먼저 받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31 17:02

수정 2016.07.31 21:45

이동 시간·거리 감안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로 의도치 않은 질병 얻을수도
휴가 전후로 동물병원 필수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여름휴가, 건강검진 먼저 받자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결과' 에 따르면 우리나라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에 해당하는 457만가구에서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핵가족화는 물론, 1인가구와 노인 인구의 증가, 정서적인 결핍 등이 주요 배경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려동물을 가족 혹은 친구로 여기는 보호자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반려동물과 동행 가능한 인천과 정선의 오토캠핑장이 들어선 데 이어 가평과 양평 주변의 펜션, 충남 태안과 제주도 주변의 휴양시설 등도 성업 중이다 .

반려동물과 함께 피서지에서 더위를 쫓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휴가지까지 이동하는 물리적인 시간과 거리 그리고 갑작스러운 환경변화 등으로 인해 의도치 않은 질병을 얻고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7월 31일 우성동물의료센터의 최영민 원장(건국대 수의학과 겸임교수)은 "휴가지에서 개 등 반려동물이 얻을 수 있는 질병들은 보호자의 관심으로 충분히 예방은 물론 치료도 가능하다"면서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 피서지로 떠나기 전이나 돌아온 직후, 동물병원에 들러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침 흘리거나 호흡곤란… 열사병 의심

온 몸이 털로 덮여 있고, 혀와 발바닥 만으로 체온을 조절해야 하는 개 등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땀 배출로 인한 체온조절이 어려워 열사병에 취약하다. 때문에 기온이 높은 날 그늘이 부족한 실외에 장시간 있거나 보호자의 부주의로 차 속에 갇혀 있다가 열사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심하게 헐떡거리다가 갑자기 코 점액같이 끈적거리는 침을 흘리거나 평소와 달리 바닥에 누우며 숨쉬기 곤란해하면 열사병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이때는 반려동물을 시원한 곳으로 옮겨 찬물을 수시로 공급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올라간다면 지체 없이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가야 한다. 최영민 원장은 "열사병이 의심된다고 해서 임의로 얼음물을 뿌리거나 찬물 속에 담가주는 행동 등은 피해야 한다"며 "임의 처치가 예기치 못한 저체온증과 저혈압을 동반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진드기 등 외부기생충 감염 주의

오토캠핑장에 마련된 마당이나 풀숲을 헤집고 돌아다니거나, 펜션 옆 계곡이나 바닷가를 산책하는 개 등 반려동물은 사실상 맨몸으로 활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한 번만 뛰놀아도 온 몸에 진드기가 달라붙을 수 있다. 특히 긴 털 속으로 들어간 진드기는 집에서 눈으로만 찾아 없애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사전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특히 진드기를 매개로 한 라임병, 바베시아증, 에를리히증 등 감염성 질환을 가벼볍게 여겨서는 된다. 이런 질환에 감염되면 식욕부진, 구토, 설사, 빈혈 등 여러 증상이 중첩돼 나타나며 심하게는 호흡곤란, 탈수로 폐사할 수도 있다.

진드기가 유발하는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야외활동을 한 후 목욕을 시키고, 털에 붙은 진드기가 있는지 매번 확인해야 한다. 특히 까만 콩같이 생긴 진드기를 털에서 발견하면 손으로 하지 말고 핀셋 등으로 떼어내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피서지로 떠나기 전 '프론트라인' 등 외부 진드기 구제제를 미리 목 뒤쪽에 발라주는 것이 좋다. 외부 진드기 구제제를 바르면 약 한 달간 반려동물의 피지샘에 약효가 저장되는데, 진드기가 반려동물의 피부를 물기 전 털에 있던 약 성분에 닿아 죽기 때문에 진드기로 인한 질환에 감염될 가능성을 현저히 줄여준다.

■아토피 피부염 예방 위해 면역력 증강 중요

반려동물 중 개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꽃가루,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 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나타나는 피부질환으로, 극심한 가려움증이 특징이다. 주로 눈이나 입 주변의 피부, 귀, 겨드랑이, 복부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개가 이 부위를 혀로 핥는 데 그치지 않고 피가 날 정도 긁거나 물어뜯기 때문에 증상이 더욱 심각해진다.


여름휴가를 위해 오토캠핑장이나 바닷가 혹은 계곡가의 펜션을 방문하게 될 경우, 평소와 다른 자연환경을 접하게 되고 기존에 알지 못했던 아토피 피부염 유발요인(알러젠)에 노출될 수도 있다. 알러젠에 노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시켜 준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휴가지에서 최대한 주위 환경을 위생적으로 유지하고 피부 보습이나 면역력 증강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었다면 휴가지에서 복귀한 직후 동물병원에 들러 적절한 진단과 조치를 받아야 한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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