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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하버드대 강연 "지능형 네트워크가 열 새로운 미래"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21 09:43

수정 2016.09.2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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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에 새로운 서비스 융합, 더 안전하고 편리한 세상 만든다"
"유선통신의 시대는 끝났다. AT&T, BT, 도이치텔레콤, NTT 등 굴지의 통신회사 누구도 유선통신망 고도화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지 않는다. 그런데 KT만 유독 유선통신망을 기가 속도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며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세계 경영학의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학생들이 KT의 황당할 만큼 독특한 유선통신망 고도화 전략을 연구한다.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경영전략인 통신판 황의 법칙 '기가토피아'가 HBS의 연구사례가 된 것이다.

■"유선 인프라 집중 투자 KT, 통신사 경영의 독특한 전략"
'기가토피아'는 황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온 경영전략이다.
황 회장은 "첨단 이동통신서비스와 미래 서비스의 기반에 유선통신망이 있다"며 "유선통신망이 고도화되고 든든해야 다양한 서비스들이 그 위에 얹힐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전국 유선통신망 업그레이드에 주력했다.

이후 황 회장은 임자도, 대성동, 백령도, 청학동 등에 기가 인프라를 구축해 원격 교육을 시작하고, 스마트 농장을 건설했다. 황 회장 말대로 든든한 유선통신망 기반이 마련되니 그 위에 새로운 융합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대도시에서나 가능하던 서비스가 산간벽지까지 전달돼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기가토피아 경영철학을 현실로 입증한 것이다.

최근 기가토피아는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 섬에도 진출했다. 한국의 산간벽지 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외딴 지역에 통신망을 통한 첨단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하버드 대학교 메모리얼홀에서 '네트워크의 힘'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KT의 '기가토피아' 프로젝트가 내년부터 HBS 주요 연구사례로 등재된다고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이 미국 하버드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KT가 추구하는 네트워크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차세대 네트워크가 만들어낼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이 미국 하버드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KT가 추구하는 네트워크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차세대 네트워크가 만들어낼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하고 있다.

HBS 교수진은 KT가 다른 통신사업자와 달리 유선 네트워크 투자에 집중해 혁신을 일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당장 수익이 되는 이동통신 서비스에만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동안 유선통신망 고도화에 나서 교육, 의료 등 융합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황 회장의 전략이 세계 통신산업 연구의 독특한 사례라는 것이다. HBS 교수진은 이같은 KT의 기가토피아 전략을 집중적으로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회장은 이같은 KT의 전략을 본업인 통신에 집중해 위기를 돌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 통신사업자들이 단순히 통신망만 '덤파이프(Dumb Pipe)' 사업자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다른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KT는 네트워크 본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능형 네트워크가 산업 패러다임 바꾼다"
이날 황 회장은 특별강연을 통해 기가토피아의 발전모델로 '지능형 인프라'를 소개했다. 차세대 네트워크인 '지능형 네트워크(Intelligent Network)'가 산업 패러다임의 거대한 전환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이 강조한 지능형 네트워크는 단순히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빠른 덤파이프가 아니라, 이용자가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정보도 주고 인공지능(AI) 비사도 만나면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통신망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시간 지연없이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어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의 밑거름이 되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지능형 네트워크인 것이다. 빅데이터와 만난 네트워크 인프라는 지능형 네트워크의 가장 좋은 사례다. KT는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경로를 90% 이상 예측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 솔루션은 에볼라, 메르스, 지카와 같은 다른 감염병의 확산 차단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창규 KT 회장이 미국 하버드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KT가 추구하는 네트워크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차세대 네트워크가 만들어낼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이 미국 하버드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KT가 추구하는 네트워크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차세대 네트워크가 만들어낼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하고 있다.

KT의 지오펜싱도 대표적인 지능형 네트워크다.
지오펜싱은 LTE 네트워크와 와이파이(WI-FI), 비콘 등을 활용해 이용자의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구글 등 지도 서비스가 어느 지역에 조난자가 있다고 알려줄 수 있다면 지오펜싱은 어느 지역, 어느 층에 조난자가 있다는 것을 보다 정확히 소방관에게 알려줄 수 있다.


황 회장은 "앞으로 벌어질 네트워크 혁신은 단순히 속도만 향상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가 융합 솔루션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지능형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는 미래는 모바일 시대보다 훨씬 거대하면서도 폭 넓은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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