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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09년 군납비리 폭로 후 전역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 소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0 17:21

수정 2016.10.10 17:21

"군납비리 척결될 때까지 싸울 것" 군납 입찰공고 들여다보면 문제있는 사업은 알 수 있어
방산 중기 권익 보호에 관심
[인터뷰] 2009년 군납비리 폭로 후 전역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 소장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 위치한 국방권익연구소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군납관련 종사자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곳이다. 지난 2009년 군납관련 비리를 당당히 밝히고도 군복을 벗어야 했던 김영수 예비역 해군 소령이 전역 후 방산비리와 싸우겠다는 일념으로 올해 1월 개설한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국방권익연구소를 찾았을 때도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사진)은 '군납관련 입찰공고'들의 문제를 열심히 분석하고 있었다.

김 소장은 "군납관련 부조리를 일신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평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객관적인 평가가 공정성을 만들고 공정성이 투명성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군에서 납품관련 입찰공고를 꼼꼼히 검토해보면 그 사업의 문제점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군에 납품되는 의료기기를 예를 들며 납품제안서의 평가요건들을 꼼꼼히 지적했다.

"이 규격서 중 제품의 '디멘션(Dimension-치수/가로,세로,높이)'만 봐도 이미 특정업체의 특정모델을 구매하겠다는 수의계약이나 다름없다. 지금 보고 있는 이 사업의 제품의 치수는 '밀리' 단위로 세분화했기 때문에 이 세부 치수를 충족하는 제품은 전 세계에서 단 한 개 제품(모델)밖에 없는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OO군병원은 특정회사의 특정모델을 이미 정해놓고 마치 공개경쟁입찰인 것처럼 편법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가 권익위원회 조사관 당시 OO기관에 대해 1년간의 입찰공고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경우처럼 공개경쟁을 가장한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이 전체의 약 3분의 2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른 입찰공고문을 보여주면서 "이 사업의 경우 평가요소는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배점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량적(객관성) 평가가 아닌 정성적(주관적) 평가가 이뤄질 요소가 다분히 있다"면서 "객관성 없는 입찰평가는 공정성이 결여되고 공정성이 결여되면 투명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군납관련 구조를 명확하게 볼 수 있는 비결'과 '왜 힘든 싸움을 하는가'를 묻자 김 소장은 "2006년 해군 소령으로 계룡대(육.해.공군의 본부) 근무지원단에서 근무할 당시 군납비리를 조사하면서 7개월 동안 5억원 정도를 절감해내는 성과를 냈다"면서 "하지만 혼자 힘으로 군납비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군 자체적 정화시스템이 정지'됐다고 느껴 군납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전역 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5년간 집중적으로 조사했고, 지금까지 이 일에 매진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엘리트 장교였던 그는 2009년 당시 군납비리 문제를 양심선언, 세간에서는 그를 '양심 있는 장교' 혹은 '의인(義人)'이라고 부른다. 이런 그가 최근 관심을 두고 연구 중인 분야는 방산관련 '중소기업의 권익 보호'다.


그는 "최근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발효돼 방산분야도 더 이상 낡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면서 "사람의 인맥에 의지에 사업을 추진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법령에 의거한 공정성과 투명성으로 군납사업을 이끌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영란법의 의미를 "과거의 나쁜 점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기보다 장차 옳은 길로 가라는 것"이라면서 "법령적 지식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군납분야에서도 소외되는 약자이기에 그들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방위사업에서 원가 부정행위 예방을 목적으로 추진 중인 '방위사업계약의 원가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서는 "원가 부정행위로 국가예산의 손실이 발생하는데도 원가 부정행위를 예방할 자료요청 권한이 없는 실정"이라면서 "방위사업법을 적용하지 않는 하도급업체에는 원가를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원가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영세한 하도급업체에 대한 보호대책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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