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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크라우드펀딩 동향] 크라우드펀딩 가장 활발한 영국의 비결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1 22:08

수정 2016.10.11 22:08

스타트업 투자자들에게 파격적인 세제혜택
소득공제 까다로운 한국 재투자 생태계 못만들어
[해외 크라우드펀딩 동향] 크라우드펀딩 가장 활발한 영국의 비결은?

영국은 전세계에서 크라우드펀딩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이미 기고를 통해 영국에서는 엔젤투자자 및 벤처캐피털 등 기성 투자자들의 영역을 크라우드펀딩이 상당부분 대체해 나가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혹자는 그 이유를 투기와 도박을 즐기는 영국민들의 국민성에서 찾기도 하지만,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시장 또한 냉철한 자본시장의 영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것만으로 영국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활성화된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진 않는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중 하나인 시더스(SEEDRS)가 지난 9월 발표한 '투자기업 현황'에 따르면 2015년 말까지 시더스에서 성공한 크라우드펀딩 253건에 대해투자자들이 거둔 내부수익률(IRR)은 14.4%라고 한다. 그런데 시더스가 제시한 또다른 기준의 수익률이 있는데, 이 수익률은 무려 41.87%에 달한다. 이 또 다른 기준의 수익률은 바로 세제혜택을 감안한(Tax-adjusted) 수익률이다.

영국은 크라우드펀딩을 포함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대해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EIS(Enterprise Investment Scheme)와 SEIS(Seed Enterprise Investment Scheme)다. 1994년 도입된 EIS는 업종 제한 없이 모든 비상장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에 혜택을 적용하고 있으며, 최대100만 파운드(약 14억원)의 투자금에 대해 30%를 소득공제 해주고 있다.

SEIS는 초기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EIS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EIS와 SEIS에 따른 세제혜택은 양도소득세 면제 또한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광범위한 세제혜택을 기반으로 영국에서 크라우드펀딩은 창업생태계의 활성화를 책임지는 대표적 금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세제혜택은 어떨까?

한국에서도 벤처인증 기업,기술성 우수기업 등에 투자한 개인에서 투자금에 따라 30~100%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벤처기업 인증을 받기 전 단계이다 보니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은 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투자의 세계에서 투자자들은 발생된 수익을 지속적으로 재투자해 생태계에 피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것은 재투자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려면 기존 투자수익을 회수해야 하는데, 그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영국과 같은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기대한다면, 영국의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에 주목해야 한다.

고훈 인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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