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개교 못할수도 입주자만 피해 입어 특히 신규택지 주의
#. 최근 지방 한 신도시에서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입주예정자들이 단지 내 초등학교 개교가 불투명해지자 시의회와 도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내년 6월 입주 예정인 계약자들은 입주 전 개교 예정이던 초등학교가 교육부의 투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자 "건설사가 분양 공고 전에 초등학교 신설이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마치 학교가 예정대로 개교하는 것처럼 홍보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모집공고에 '학교 등 각종 시설물은 사정에 따라 변경.취소될 수 있다'는 내용이 명기돼 있어서 건설사는 법적인 처벌을 피하고 입주자들은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됐다.
주택시장에서 '학군'이 실수요자들이 집을 고를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면서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인근에 초.중.고등학교가 위치하느냐 여부에 따라 청약성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아파트 단지 주변에 얼마나 우수한 학군을 갖추느냐에 따라 분양 이후 웃돈 등 시세가 크게 달라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은 30~40대가 주택시장의 주요 구매층으로 부상하면서 교육시설이 잘 갖춰진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분양 단계에서 이 같은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학교가 부족한 경우 다른 장점들만 내세워 홍보하는 경우가 많아 수요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초등학교 유무 최대 1억차이
23일 업계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청약성적은 물론 가격 상승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단지에서 산의초등학교로 바로 이어져 있는 광교센트럴타운 e편한세상1차 전용 120.75㎡형의 평균 매매가는 8억45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동일 학군이지만 학교와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고 길을 건너야 하는 래미안광교와 광교오드카운티는 각각 전용 120㎡형이 8억1000만원, 전용 121㎡형 7억1000만원을 형성해 최소 5000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 가량 가격차를 보였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반송동에서도 푸른초.푸른중과 바로 붙어있는 포스코더샵 전용 84㎡형의 평균매매가는 3억7500만원 선이나 학교와 거리가 멀고 큰 길을 지나야 하는 동탄우림필유타운하우스 전용 84㎡형은 3억75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약 7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발생한다. 학군 형성 여부는 신규 택지지구에서 더 꼼꼼히 챙겨야 한다. 택지지구는 대부분 개발 단계에서부터 예상 수용 인구에 맞춰 학교가 신설된다.
■걸어서 통학 가능한지 꼭 따져봐야
2500여 가구로 조성되는 '의왕 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대단지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만 들어설 계획에서 분양을 시작했다. 이 마저도 교육부의 투자 심의를 다시 진행해야 하고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할 뿐이라 입주 시점에 맞춰 개교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서울 시내 트리플역세권 등을 내세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신촌숲 아이파크'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초등학교가 없다는 점이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학군은 인근 아파트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 특히 초등학교 일수록 영향력이 강한데 최소한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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