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약 1억3300만 년 전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공룡 뇌 조직 화석이 발견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영국 연구팀이 이날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연례 척추동물고생물학 학회에서 지난 2004년 발견된 화석을 세계 최초의 공룡 뇌 화석으로 결론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간 공룡의 피부, 장기, 적혈구 세포 화석이 발견됐지만, 온전한 보존 상태로 뇌 화석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 뇌의 주인공을 초식공룡 이구아노돈과 동류의 공룡일 것으로 추정했다.
육상 파충류인 이구아노돈은 중생대 백악기(1억3500만∼6500만 년) 초기 유럽, 아시아, 북미 지역에서 서식했다.
지난 2004년 잉글랜드 서섹스 벡스힐 해변에서 아마추어 화석 수집가인 제이미 히스콕스에 의해 발견된 이 화석은 이후 옥스퍼드 대학 마틴 브레이저 교수에 보내졌다.
화석이 범상치 않다고 여긴 브레이저 교수는 케임브리지 대학 알렉스 리우 지구과학 박사 등과 팀을 꾸려 연구를 진행했다.
케임브리지대 고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노먼은 이날 발표문에서 뇌 조직이 공룡의 사후 바다나 호수 등에서 잘 썩지 않게 보존된 것 같다고 밝혔다.
공룡이 죽을 때 머리가 부분적으로나마 호수나 고인 물의 바닥 침전물에 닿은 상태였을 것이라는 추정. 때문에 물 속에 있던 산성과 저산소 성분의 절임 효과로 뇌 조직이 파괴되지 않고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 화석이 악어나 새의 뇌와 유사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3차원 스캔 기술을 활용하면 공룡과 다른 동물의 뇌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연구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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