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모(64·남)씨는 최근 변비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해서 검사를 받은 결과 에스결장암으로 진단받아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외과 대장항문외과전문의 윤상남 교수팀은 지난 10월18일 환자의 배꼽을 포함한 정중앙에 약 5cm 크기의 구멍을 낸 뒤 다빈치 Xi 단일공수술 장비를 이용한 전방절제술을 시행했다. 송 씨의 에스결장에는 종양이 크게 뭉쳐 있고 육안으로는 시야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에스결장과 붙어 있는 소장에도 암이 침습해 있었다. 하지만 윤 교수팀은 다빈치 Xi 단일공수술 장비를 이용하여 넓은 카메라 시야로 정확히 확인한 뒤 다른 장기나 조직은 건드리지 않고 정밀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었다.
송 씨의 종양은 가로 5cm, 세로 4cm, 길이 7cm로 크게 뭉쳐 있어 제거가 까다로웠다. 또 소장에도 에스결장암이 붙어 있어서 윤 교수팀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5시간 가량 소요됐다. 하지만 최소 절개 부위를 통해 이뤄지는 단일공수술로 인해 출혈량은 300cc 미만으로 매우 적었으며 절개구멍 외에는 흉터가 남지 않았다. 환자는 통증이 거의 없고 빠른 회복을 보여 수술 당일 저녁부터 걸을 수 있었다.
기존의 단일공 대장암수술은 수술장비가 들어가는 단일공만으로는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워 추가적인 로봇팔을 넣는 보조 절개구멍을 하나 더 만들어서 이뤄졌었다. 하지만 윤 교수팀은 처음부터 배꼽을 포함한 정중앙에 구멍 하나만을 만든 뒤 수술을 진행하여 절개 부위를 최소화했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처음부터 4~5cm의 절개구멍을 내기 때문에 이 절개구멍을 통한 추가적인 술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송 씨의 경우도 수술 전 예상치 못한 에스결장암이 소장에까지 붙어 있는 것이 발견됐지만, 이 같은 절개구멍을 이용해 로봇수술기를 가동하기 전 소장을 절제할 수 있었다.
윤 교수는 "기존의 로봇 또는 복강경수술이었다면 결장이나 직장을 꺼내기 위한 4~5cm 절개구멍을 나중에 만들기 때문에 소장에서 발견된 종양을 제거하기 어려워 개복수술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빈치 Xi 단일공수술은 기존의 일반 복강경을 이용한 단일공수술에 비해서 복강 내에서 기구가 충돌하는 현상이 거의 없고, 좌우 손 바뀜이 없으며, 수술동작이 자유로워서 집도의가 수술하기에 매우 편하다.
윤 교수는 "이번 수술은 에스결장암이 소장과 원외부 에스결장에 침습하여 뭉쳐 있었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았다"며 "하지만 이전부터 복강경 단일공수술로 결장암, 충수돌기염, 대장게실염, 탈장 등의 질환을 치료해 본 경험을 갖고 있었고,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에서 선제적으로 도입한 다빈치 Xi 단일공 수술장비를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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