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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범 게놈지도 완성.. 당뇨치료 응용 길 열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1 17:38

수정 2016.11.01 17:39

국립생물자원관 세계 최초 혈당조절 유전자 돌연변이 기능 못하는 사실 밝혀내
25억7천만개 염기쌍 확인
세계 최초로 한국표범(아무르표범)의 게놈 지도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완성됐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서 절멸된 한국표범 복원은 물론 당뇨 등 인간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남한에서 절멸된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한국표범의 표준게놈 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표범은 호랑이와 함께 과거 우리나라에서 최고 포식자로 활동하던 고양이과의 맹수다. 현재 북한 접경지역인 러시아의 연해주 남서쪽에 60~70마리만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주홍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 과장은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표범의 보전.복원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면서 "당뇨 등 인간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이 열린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자원관에 따르면 한국표범 게놈지도는 국립생물자원관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지난해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고양이과 게놈 해독을 위한 국제컨소시엄에 참여해 1년 6개월여 간의 연구 끝에 해독했다.

연구진은 대전동물원에서 2012년 자연사한 표범 '매화'의 근육을 이용해 표준게놈 지도를 만들고, 러시아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아무르표범의 혈액을 확보해 추가로 유전체 서열을 해독하고 이를 비교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한국표범의 게놈은 25억7000만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됐고, 1만9000여 개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개체 간 또는 동일개체 내 염기서열 변이가 거의 없어 유전 다양성이 낮기 때문에 멸종의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양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의 염기서열 변이가 거의 없으면, 부모세대의 유전자 서열이 거의 비슷하므로 개체간의 유전변이가 낮은 것으로 통상 추정한다. 연구진은 육식을 하는 고양이과, 잡식을 하는 사람과, 초식을 하는 소과 등 식성이 다른 포유동물 28종의 게놈을 정밀 비교하여 식성에 따라 특화된 유전자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육식만 하는 고양이과의 식성에 주목하고, 이를 잡식성.초식성 포유동물과 다르게 진화한 유전자를 확인했다. 아밀라아제와 같은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유전자와 식물 독소의 해독에 관련된 유전자는 퇴화하고 단백질 소화, 근육 및 운동 신경 발달 등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특이하게 진화했다.
당뇨와 관련된 혈당조절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인해 기능하지 못하는 것도 발견했다.

여 과장은 "식성을 생물종 간 게놈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이번 연구도 세계 최초로 시행된 것"이라며 "연구 결과가 근력, 시력 등 인체의 능력과 육식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추정되는 인간의 질병 등을 유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11월 2일자에 게재될 예정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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