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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형 호텔 경매 첫 등장.. 안정적 수익 장담 못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8 17:28

수정 2016.11.08 17:28

3~4년새 공급 폭발적 늘어
수익 관련 객관적 자료 없어 경매 낙찰에서도 주의 요구
#. 지난 10월 31일 제주지방법원 경매법정에 분양형 호텔 물건이 나왔다.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오션팰리스 호텔 14개 호실로 경매시장에 처음 등장한 분양형 호텔이다. 지난 2012년 이후 전국적으로 공급이 크게 늘어날 분양형 호텔이 처음으로 경매시장에 나왔다는 데 이목이 집중됐다. 이 물건들은 이날 열린 경매에서 모두 유찰됐다. 오는 28일 최저입찰가격이 30% 내린 상태에서 다음 경매가 시작된다.

오션스팰리스
오션스팰리스

분양형 호텔 경매 첫 등장.. 안정적 수익 장담 못해

수익형 부동산 중 하나인 분양형 호텔이 마침내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최근 3~4년새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할 수 없는 특성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관광숙박업 등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익형호텔을 비롯한 전국의 숙박 객실수는 지난 2012년 12만1190개에서 지난 2015년 16만422개로 4만여개나 급증했다.


■공급 규모.수익성 관련 통계조차 없어

수익형 호텔로도 불리는 분양형 호텔은 일반인이 객실을 분양 받아 임대수익을 올리는 상품이다. '호텔'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형 호텔체인과는 다른 개념으로 관황진흥법에 따른 관광숙박시설이 아닌 공중위생관리법 적용을 받는 일반숙박시설이다. 이들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구분등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객실별로 소유권을 부여할 수 있다. 준공 후에는 전문 운영사에 호텔의 운영과 관리를 위탁하고 운영을 통해 발생한 수익 일부를 배분받는 수익형 부동산의 일종이다.

문제는 분양형 호텔에 대해서는 공급 규모나 수익성에 대해 아직까지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 올초 대표적인 분양형 호텔로 꼽히는 서울 '라마다 호텔 앤 스위트 남대문' 운영업체도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다.

■'고수익', '확정수익'에 현혹되지 말아야

여전히 분양형 호텔을 홍보할 때 '수익보장', '고수익'과 같은 문구가 등장해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형 호텔은 세입자를 1~2년에 한 번씩 구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호텔을 찾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 등 수익구조가 확연히 다르다.

객실 가동률이 수익률과 직결되는 만큼 수요가 많아야 하고, 준공 이후 고객 유치 노하우가 있는지 등 운영사 능력도 중요 요소다.

전문가들은 호텔 영업이 부진해 수익률이 줄거나 손해가 나면 이 역시 투자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면서 "확정수익도 다시 한번 살펴야 하는데 사실 확정수익을 보장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상품성은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은진 부동산 114팀장도 "최초 1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준다고 투자자들을 현혹하지만 문제는 확정 수익 지급 보증서나 수익증서 등을 받아둬도 이행보증장치나 담보가 없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송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변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경매 시장에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분양형 호텔의 낙찰에 있어서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분양형 호텔이 많이 판매된 만큼 앞으로 경매 물건도 자주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양형 호텔은 위탁운영 주체와 소유자가 달라 입찰시 위탁계약의 승계여부 및 비승계시 재계약 여부, 개별이용가능 여부, 관리비 문제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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