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親朴, 초선의원 비박계로 이탈에 비상..."내 목소리 내겠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14 16:32

수정 2016.11.14 16:32

새누리당 친박(박근혜)계가 당내 우군으로 여겼던 초선의원들의 비박계로의 이탈에 비상이 걸렸다.

새누리당 내 초선의원들은 46명(지역구 29명·비례대표 17명)으로 개별 의원들의 발언권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인원 수로는 당내 최대그룹(35%)을 형성한다. 공천과정에서 대부분 친박계의 지원을 얻어 국회에 입성했다는 태생적 한계에도 최근 이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비박계와 팽팽히 세 대결을 펼쳐야 하는 친박계 중심의 당 지도부로선 한 명의 이탈도 아쉽기만 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초선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전날 발표한 1월 20일 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별도의 구상을 밝히는 자리는 마련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표면적으로는 현 정치상황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자리였으나 초선의원들의 심리적 동요와 이탈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친박 지도부의 '집토끼 단속'에도 초선의원들의 이탈은 이미 가시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이 주축이 된 비상시국회의엔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원장을 지낸 김종석 의원, 김현아 의원 등 초선의원 8명이 참석했다.
비박계 내부에선 이를 놓고 친박계 균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비박계 황영철 의원은 "친박계가 많은 초선의원들이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점차 친박에서 이탈하는 의원들이 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초선의원들은 이정현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계파(비박계)간 모임에 자유롭게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뜻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로 분류됐던 한 새누리당 초선의원은 "계파간 모임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 건 친박·비박으로 줄 세우기 아니냐"면서 "의원 각자는 헌법기관으로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초선의원들이 이정현 대표에게 계파간 대표자회의를 열 것을 제안하는 등 나름의 목소리를 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일 초선의원 모임에선 '계파모임 참석거부·기존 계파결정 서명 무효화'를 주장하며, 친박도 비박도 부담스럽다며 정치적 중립지대를 표명했던 이들이 스스로에게 물린 재갈을 풀고 제 목소리른 내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간 대부분의 초선의원들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당내 혼란에도 극도로 말을 아끼는 등 소신보다는 처세에 집중해 온 게 사실이다.

대부분 친박계의 지지를 업고 국회에 입성한데다 급변하는 정치지형에 대한 이해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내 혼란 나아가 분당사태가 벌어질 경우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든 이들의 정치적 입지가 이전보다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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