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투자' 새로운 실험] "사회서비스제공형.지역사회공헌형 등 다양한 사회적기업 육성 바람직"

[인터뷰] 오광성 사회적기업진흥원장
현재 인증 초기단계에 지원 집중.. 생존~성장 단계 지원이 더 중요
판로 확보 등 간접지원 강화해야

"다양한 분야와 유형의 혁신적인 기업들이 사회적기업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

오광성 사회적기업진흥원장(사진)은 2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오는 201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시행 10주년을 맞아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오 원장은 이어 "보다 다양한 유형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의 일자리제공형 위주의 사회적기업 육성 방향을 사회서비스제공형과 지역사회공헌형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특히 사회적기업 제도 보완과 관련,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제도는 주로 사회적기업 인증 초기단계에 집중돼 있다"면서 기존의 획일적 지원 방식을 넘어 기업의 성장 수준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 원장과 일문일답.

―우리 사회에 사회적기업이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는 수없이 많은 사회적 문제가 있다. 구체적으로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정보기술(IT) 교육 불균형 해소 문제, 지역특산물의 부가가치 창출 방안, 장애인을 위한 대도시 편의시설 안내, 대학생 교사를 활용한 취약계층 학생의 맞춤형 교육, 인구감소 지역의 도시재생 문제 등이 있다. 이런 사회문제는 중앙정부나 지자체, 경제계에서 해결하기에는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사회적기업은 이런 사회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기업이다. 경제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가치에 우선을 두는 기업이다. 국가가 복지재정을 투입해 해결하기보다는 사회적기업이 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이 영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입증됐다.

―사회적기업 지원제도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추가 보완할 부분은.

▲그동안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제도는 주로 사회적기업 인증 초기단계에 집중돼 왔다. 이에 개별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 기준에 의한 지원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획일적 기준에 따른 직접지원 위주의 재정지원제도를 개별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지원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에 덧붙여 생존 단계에서 성장 단계에 이르는 기간의 간접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이 생존 단계에서 성장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판로지원과 금융지원이다. 사회적기업의 다양한 판로지원을 통해 전국적인 사회적기업 상품 소비 활성화 붐을 조성하고, 공공기관 우선구매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또한 진흥원은 중장기적인 사회적 금융시스템 구축을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지역기반 사회적 금융, 임팩트투자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 사회적금융 기반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인증을 받는 사회적기업 외에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셜벤처들이 확산되는 추세인데.

▲혁신적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와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에 큰 도움이 된다. 진흥원은 앞으로 고용노동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다양한 분야와 유형의 혁신적인 기업들이 사회적기업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 이런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9월부터 고용노동부는 진흥원이 주관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 중 혁신적이고 우수한 소셜벤처를 '고용노동부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투자수익과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기여하는 목적을 가진 임팩트투자를 사회적기업에 연계하는 작업이 있나.

▲사회적기업의 사회적.경제적 성과 증가세를 보면 임팩트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증가세를 가속화하려면 경영공시 등을 통해 사회적기업이 달성한 사회적 성과와 미래의 사회적 가치 실현 가능성을 투자자들에게 명확히 보여주고 기대감을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진흥원은 사회적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정기적 포럼을 운영 중이다. 또 사회적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성과를 계량화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사회적 가치지표(SVI)를 개발·측정하는 과제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육성법 시행이 내년에 1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 10년을 위한 준비과제는.

▲향후 10년간 사회적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이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첫째, 사회적기업의 자생력을 강화해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둘째, 더 다양한 유형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의 일자리제공형 위주의 사회적기업 육성 방향을 사회서비스제공형과 지역사회공헌형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사회적기업을 지역경제 발전의 모델로 육성해야 한다.

도시와 지방 간의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기업의 육성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다.

특별취재팀 조창원 팀장 박지영 장민권 김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