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은 2012년 잡스법(JOBS Act) 도입 이후 4년간의 지난한 세부법령 개정을 통해 지난 5월 비로소 도입됐다.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시행되면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것 중 하나는 미국을 대표하는 양대 보상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KickStarter)와 인디고고(IndieGoGo)가 과연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 여부였다.
2009년과 2008년 각각 설립된 양사는 현재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크라우드펀딩 후원자(Backer)들이 애용하는 보상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킥스타터와 인디고고는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려진 플랫폼이기 때문에 여기서 펀딩캠페인을 진행할 경우 시제품에 대한 광범위한 대중 피드백을 수집할 수 있고 전세계 수많은 회원들이 후원에 참여하므로 후원금의 규모도 상당하다.
양대 플랫폼 상에서의 펀딩 과정 자체가 전 세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펀딩 진행 중 전 세계 바이어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락을 해오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특히 하드웨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는 시제품 단계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베이글랩, 웰트, 이놈들연구소, 이노마드, 디스이즈엔지니어링 등 한국의 여러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시제품을 킥스타터와 인디고고에 선보이며 목표금액을 훌쩍 넘는 후원금을 모집한 바 있고, 후원금보다 더 큰 홍보효과를 누린 바 있다.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제도 도입 초부터 지분형으로의 확장계획에 대한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해온 킥스타터와는 달리, 인디고고는 지난주 미국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마이크로벤처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높은 규제로 활성화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던 미국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월 방문객 1500만명의 거대한 유저 풀을 보유한 인디고고의 등장은 의미가 크다.
단기에 상품을 예약 구매하고 생산 후 받아보던 후원자들을, 보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는 스타트업 투자자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를 더욱 빠르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침 미국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시장도 도입 6개월을 지나며 총 113개의 펀딩을 통해 120만달러(약 141억원) 이상의 자금이 모이면서 순항하고 있다. 특히 9월 이후 펀딩 실적이 점차 증가해 시간이 갈수록 시장이 활성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디고고라는 메기의 등장이 미국, 더 나아가 글로벌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훈 인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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