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일명 청와대 포위 행진을 진행했다.
주최 측 추산 시민 35만명(경찰 추산 2만9000명)은 4개 경로를 이용해 행진한 뒤, 청와대 인근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과 신교동로터리, 새마을금고 광화문지점,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 등 4곳에서 사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첫눈이 내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는 퇴진하라”, “더 이상은 못참겠다”, “이제는 항복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집회를 이어나갔다. 청와대에서 신교동로터리는 약 200m, 세움아트스페이스는 약 400m 거리에 불과해 시민들의 목소리가 청와대를 에워쌌다.
'하야하그라' 피켓을 든 대학생 김민영씨(23)는 “청와대에서 비아그라를 샀다는 사실을 듣고 어이가 없어 이 구호를 선정했다”며 “오늘 눈도 오고 쌀쌀한 데 시민들 그만 좀 괴롭히고 대통령이 빨리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집회에 참여한 박문형씨(45)는 “아들이 직접 집회를 와보고 싶다고 해서 데려왔다”며 “처음 와보는데 예전 대학생 때 참여했던 집회와 달리 질서정연하고 축제 분위기다. 아이도 구호를 따라하면서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이날 청와대 포위 행진은 법원이 전날 청와대 인근 200m 지점까지 행진을 허용함에 따라 가능하게 됐다. 다만 행진은 오후 5시 30분까지, 집회는 오후 5시까지만 허용됐다.
퇴진행동은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본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오후 8시에는 참가자들이 일제히 촛불을 끄는 ‘1분 소등’ 행사도 진행한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서울 150만명, 전국적으로는 200만명이 참가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은 사상 최대 인원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 280개 중대, 2만5000명을 서울광장과 세종대로 사거리 등 곳곳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jun@fnnews.com 박준형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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