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C중학교 도덕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폭행을 일삼고 동성애자 비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교육당국과 경찰 등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교사는 지난 7일부터 수업에서 배제, 병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1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설된 익명 트위터 계정 'C중 성희롱 공론화'에는 제보글이 지난 10일부터 매일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모두 C중학교에 근무 중인 도덕교사 A씨와 관련된 것이다. A씨는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C고등학교에서 윤리교사로 재직하다 현재 C중 도덕교사를 맡고 있다.
■"안경 쓰고 벗는 모습이 섹시"..도덕교사 맞아?
제보자들에 따르면 A씨는 여학생들에게 "너 우리 교회에 있는 다운증후군 아이 닮았다" "안경 쓰고 벗는 모습이 섹시하다, 한 번 더 해봐라" 등의 발언을 하면서 수시로 외모를 평가했다. 또 "OO아, 너 가슴이 크다" "빨리 남고로 다시 가고 싶다, 여기서 성폭행, 성추행한 다음 남고로 쫓겨나겠다" "여자애들이 돈 많이 벌려면 몸 파는 게 가장 좋은 방법" 등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A씨는 "여자는 말이 많으면 개 돼지다. 부인과 딸은 개 돼지다" "딸을 베개로 질식사시키려 한 적도 있었다"며 자신의 부인과 딸을 포함한 여성을 비하하고 "동성애는 추악하고 더러운 범죄다. 동성애자는 싸그리 모아 불태워야 한다"며 동성애자를 폄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에게 욕설은 물론, 폭행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여학생은 A씨에게 맞아 허벅지에 멍이 들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 재학생은 "1학년 학생들이 학교 측에 A씨의 언행을 알렸으나 오히려 A씨는 '아는 사람 중에 변호사가 있다. 너네 다 고소해버리겠다'며 학생들을 겁박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 문제 공론화.. 경찰·교육청 조사 나서
이에 따라 3학년과 1학년 학생들이 공론화에 나섰다. 학생들은 국민신문고,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등에 민원을 제기했다. 또 온라인 시민 청원 사이트 에 “C중 성희롱 교사의 엄중 처벌을 요구합니다”는 청원을 올렸으며 현재 500명 이상이 서명했다.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학교 측은 지난 7일 A씨를 수업에서 배제했고 A씨는 병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상대로 A씨 관련 설문조사를 벌였으며 A씨를 학교전담경찰관(SPO) 등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차례 전화조사를 한 데 이어 이날 현장을 방문해 학교 관계자들과 피해자 학부모 등을 만났다.
서울시교육청 측도 특별 장학사를 파견,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시북부교육청 조호규 중등교육과 과장은 “내일중으로 학교에 특별 장학사들을 파견해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와 해당 교사를 상대로 심도있게 조사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당한 제보 내용을 살펴보니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김규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