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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3대 비뇨기암] 특별한 통증 없이 혈뇨 계속된다면 방광암 초기 의심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8 17:54

수정 2017.01.08 22:24

(3.끝) 방광암
처음 혈뇨 확인했을때 병원 찾으면 조기 진단 가능
방광암 20~30%는 뿌리 깊어 방광 적출후 인조 방광 만들거나 피부밖으로 요로 만들어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암센터 정병창 교수(오른쪽)가 방광암 환자에게 '로봇 방광적출술'을 시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암센터 정병창 교수(오른쪽)가 방광암 환자에게 '로봇 방광적출술'을 시행하고 있다.

특별한 통증 없이 소변이 붉게 보이는 혈뇨가 계속 나온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방광암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남성 방광암 환자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3182명(2.8%)이 발생해 남성 암 발생자수 8위를 기록했다. 특히 방광암은 여성보다 남성이 3~4배 가량 많이 발생한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암센터 정병창 교수는 "방광암은 큰 통증이 없어 환자에겐 갑자기 찾아오는 질병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처음 혈뇨를 확인했을 때 병원을 찾는다면 조기 진단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방광암은 초기 90% 환자에게서 혈뇨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혈뇨는 잠혈과 육안적 혈뇨로 구분할 수 있다. 잠혈은 현미경적 혈뇨라고도 한다. 눈으로는 피가 보이지 않지만 소변을 현미경으로 검사할 때 적혈구가 보이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더 진행되면 빨간 색이 눈에 보이는 육안적 혈뇨가 보이게 된다. 물론 혈뇨가 나타난다고 해서 반드시 암이 전이됐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난이도 높은 방광적출술 전문

방광암 명의로 꼽히는 정병창 교수는 비뇨기질환 수술 분야에 무흉터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등 첨단 수술법을 도입했다. 이 중 수술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것은 '방광적출술'이다.

방광암의 60~70%는 근육층을 침범하지 않은 뿌리가 얕은 암이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암을 도려내는 '경요도적 방광종양 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나머지 20~30%에 해당되는 뿌리가 깊은 암은 근치적 방광적출술로 방광을 들어낸 후 인조방광을 만들거나 피부 밖으로 소변을 빼는 요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 때문에 단순 절제나 적출로 끝나는 다른 암 수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까다롭고 위험한 수술이다.

정 교수는 "수술 자체이 매우 위험한 방광적출술은 수술 직후나 수술 후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많게는 10%대에 이른다"며 "이 때문에 방광적출술은 수술 성적이 검증된 병원에서 경험이 많은 전문가에 수술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근육을 침범한 방광암의 표준 치료는 방광적출술이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근치적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로 방광보존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러 과에서 동시에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다학제 진료가 필수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최초로 방광보존치료 클리닉을 개설했고 비뇨기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교수들이 동시에 환자를 진료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방광암 로봇수술 100건 이상 달성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방광적출술이 개복술에 비해 합병증이 적고 생존율이 유사하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최초로 '로봇 근치적 방광적출술 100건'을 달성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기록을 보유한 병원이 됐다.

정 교수는 "방광적출술은 수술 시간이 매우 길고 통증을 비롯해 수술에 따른 여러 합병증 발생도 적게는 40%, 많게는 70%까지 보고될 정도로 어렵다"며 "최근 전립선암과 같이 다른 비뇨기암에서는 로봇수술이 확산되고 있지만 높은 난이도 때문에 유독 방광암에 적용하는 시간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가 주도하는 로봇 방광적출술은 수술 실적은 물론 수술 후 사망률이 1% 미만으로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정 교수는 "까다로운 수술인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로봇수술로 시행하려면 더 세밀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환자에게는 이득이 많다"며 "지난해 이룬 로봇 근치적 방광적출술 100건 달성을 발판으로 앞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술기를 적용하기 위해 연구와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금연으로 방광암의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담배 속의 발암 물질은 몸에 흡수된 후 소변을 통해 나오게 된다.
피는 혈관을 타고 순환하지만 소변은 방광에 오래 머물렀다 배출된다. 그만큼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커지므로 암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모든 암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지만 방광암은 담배가 가장 주된 원인"이라며 "방광암 예방을 위해서는 특히 금연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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