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경영 시스템을 만들 땐 조합의 주인이기도 한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정해진 사납금을 못 채우면 자비로 모자란 부분을 충당해야 하는 사납금 제도 대신, 수입 전체를 회사에 납부하고 월 단위로 정산하는 전액 관리제를 도입하면서 부담을 줄인 것이 큰 성과다.
이같은 제도가 가능했던 것은 강제로 성과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가동률 제고, 충분한 휴식 등이 목표달성에 더욱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이를 위해 택시 1대당 기사 수를 기존 택시회사보다 1.1명 많은 2.4명까지 늘리는 등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주력했다.
대형 제과점 프렌차이즈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속이 타들어가기 시작한 A동네 빵집 주인들이 만든 것은 '동네빵집 협동조합'이다. 매출이 줄어들 게 불 보듯 뻔한데, 두고 볼수만도 없는 노릇이었다. 한 동네 13개 빵집이 힘을 합해 만든 이 협동조합은 공동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공동판매전략을 세워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대응하고 있다.
협동조합이 순기능을 하는 사례다. 정부가 앞으로 이같은 협동조합이 보다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회적협동조합의 민간위탁 활성화, 직원 협동조합 지원 확대, 새로운 협동조합 모델도입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도 앞장 설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최상목 제1차관 주재로 '제15차 협동조합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협동조합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2차 계획은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된 1차 협동조합기본계획의 성과와 한계를 토대로 보완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일자리 창출측면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이 민간위탁시장에 원활하게 진입,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가산점 부여, 계약관련 컨설팅 등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정부는 방송 등의 미디어 콘텐츠 분야나 정보기술(IT)산업, 번역 등에 종사하는 독립계약자(프리랜서) 등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면서, 자체 창업도 지원할 수 있는 사업고용 협동조합과 기존 프랜차이즈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모델도 도입, 확산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또한 현재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중 일부를 협동조합이 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협동조합 경영진단제도 도입을 통해 사업부진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협동조합에 맞춤형 컨설팅도 강화해 협동조합의 자생력도 키워주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차 계획에 따라 시장진입 규제완화, 공공기관 우선구매 및 자금접근성 제고 등 제도개선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동시에 1차 계획의 한계점으로 자금조달, 전문인력 양성, 연합회 활성화 등에 애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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