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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식별 개인정보 기반의 빅데이터로 공공 시스템 실효성 높여야"
빅데이터가 공공분야의 정책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도시, 건축, 감영병 정책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전자상거래, 금융, 제조 분야의 마케팅 수단이었던 빅데이터가 도시 인프라 및 교통 설계와 감염병 확산 방지 부문의 정책도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엔 빅데이터를 활용해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등 사회 안전망 역할까지 하고 있다. 즉 ‘30대 직장인 김 모 여성’의 소비성향이나 대중교통 및 해외여행 경로 등을 ‘비식별 개인정보’ 형태로 민관이 활용토록 하면, 공공 시스템의 실효성까지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공공데이터를 학계와 기업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티’ 등이 확산될수록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로밍 데이터를 자카 등 감염병 에방에 활용
15일 주요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국가별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각종 사회적 이슈들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엔(UN) 산하 전문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는 KT를 비롯해 전 세계 통신사업자가 휴대폰 해외 로밍 데이터를 공유, 사스·메르스·자카 등과 같은 감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KT 가입자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이동통신 3사 모두에게 감염병 오염국 정보를 제공하고, 이동통신사는 해외 로밍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입자가 감염병 오염국가에 방문했는지 여부를 질병관리본부에 전달한다. 이 정보를 활용해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오염지역을 다녀온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감염병 증상 발현시 자진신고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감염병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게 된다. 이때 이용자의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 감염병명 등의 정보는 잠복기 추정기간(평균 2~3주)만 보관된다.
싱가포르는 정보통신부 내 ‘거버먼트 테크놀로지 에이전시(거브테크)’를 통해 스마트 시티 인프라를 구축, 대중교통 정보를 실시간 수집 분석해 교통 흐름을 관제하는 것은 물론 3차원(3D) 지리 정보를 기반으로 도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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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주요 도시별 교통체증 패턴과 일정 구간 사이의 소요시간 등을 분석한 데이터를 ‘우버 무브먼트’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정책 입안자들이 약 20억 건에 달하는 교통 데이터를 활용하면 새로운 차량 노선을 설계하거나 도로 인프라 투자를 결정할 때 유용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이를 국내에 적용하면 SK텔레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이나 카카오의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와 같은 교통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박정호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추진단’을 마련하고, 플랫폼사업부문 아래 ‘T맵 사업본부’ 자체적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모색 중이다. 카카오 역시 올 상반기 중 카카오택시 등이 바꿔놓은 도심 속 교통 패턴 등을 분석한 ‘카카오 교통 O2O 백서(가칭)’를 내놓을 예정이다. 실제 카카오택시 이용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에서 대중교통 시스템이 가장 잘 구축된 대도시 중 하나인 서울 안에도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일대나 사당역 인근 등은 상대적으로 지하철이나 마을버스 등이 이용하기 힘든 '대중교통 이용불편 지역'으로 분석됐다.
즉 이들 업체의 교통 빅데이터는 도시계획 오류나 교통 인프라의 만성적자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한 교통공학 분야 전문가는 "KT가 기지국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서울시와 협업해 심야버스 노선도를 설계하고, 우버가 시애틀 외곽에서 시내로 출퇴근하는 노선 가운데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카풀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처럼 이용자의 이동경로를 기반으로 국내 도로 인프라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빅데이터를 통해 확보된 국민들의 실생활 데이터를 모른채 도시계획을 세운다면 치명적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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