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기관은 신고 의무화.. 청소년에 노동법 교육 필요
청소년 근로자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 문제는 노동시장의 어두운 단면이다. 일부 사업주는 법적 지식이 없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에게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들 역시 관련 법규에 대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 신고절차를 몰라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청소년 부당근로를 알게 될 경우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당사자 외에도 신고 가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법 밖에서 신음하고 있는 청소년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의한 청소년 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해 12월 1일 공포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은 누구든지 청소년의 근로와 관련해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등의 위반사실을 알게 된 경우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청소년 상담.복지 관련 기관의 장 및 종사자들에게 노동법 위반사실을 알게 될 경우 신고를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 의원은 "청소년 인권 중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 노동인권은 반드시 향상돼야 한다"며 "이번 법안으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들에 대해 국가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 "주변의 도움뿐 아니라 청소년 노동법 교육도 필요"
이런 법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노동법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들의 노동인권을 사실상 방치한 데서 비롯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5년 청소년 근로실태조사 및 제도개선방안'에 따르면 일하는 청소년 중 27.7%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었다.
38.4%는 근로계약서도 없이 일했고 그나마 계약서를 작성한 청소년들도 내용을 잘 이해한다는 답변은 33.1%에 그쳤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5세 이하 청소년은 보호자 동의서뿐 아니라 노동청 인허가증도 받아야 하지만 많은 청소년은 계약서 존재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변상에 대한 책임을 아르바이트 청소년에게 전가하는 등 부당서약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32.8%나 됐다.
전문가들은 통과된 개정안에 환영하면서도 청소년 당사자에 대한 노동법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노무사(노무법인 다울)는 "만 15세에서 만 18세 미만 청소년은 주휴수당이나 임금 등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근로조건에서 성인들과 다를 게 없다"면서 "청소년 노동문제에서 주변의 도움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이 교육을 통해 당당히 권리를 찾아가는 게 필요하다. 특히 악덕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법적 규제도 병행해야 청소년 노동자의 권리가 회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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