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물가 상승에 고통받는 서민.. 정부 "일시적" 확대해석 경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2 17:44

수정 2017.02.02 17:44

‘소비자물가 2%대 진입’ 정부 판단은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
유가 반등.계란가격 오르며 1월 체감물가 2.4%나 증가
일각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시장 주시하는 정부.한은.. 정부 "단기적으로 하향 조정"
한은 "내달부터 안정세 전환" 신중론 속 향후 추이 연구중
물가 상승에 고통받는 서민.. 정부 "일시적" 확대해석 경계

1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2%)를 보이면서 경기 침체속 물가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경기가 활성화돼 물가가 자연스럽게 오르는 수요 측면이 아닌 공급측면의 물가 상승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임금은 제자리 걸음이고 경기는 저성장 기조인데 물가만 상승하면 서민 경제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물가 상승은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 가격 상승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물가가 하향 조정을 거쳐 1% 후반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으로 서민경제 위축

정부는 1월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했다고 판단한다.

정부는 2일 "1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산물 가격 상승,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 12월보다 높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농수산물은 AI로 계란 가격이 상승했고, 석유류는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지난해 1월 가격 하락(26.9달러)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쳐 전년 동기 대비 오름세가 확대됐다.


정부는 국제유가의 흐름을 감안하면 에너지 가격 기저효과가 축소돼 단기적 하향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두바이유는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소비자들이 물가에 대해 체감하는 생활물가지수는 1월 2.4%(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0%대로 올랐으며 4.4분기에는 1%대 초반을 유지했다. 소비자들이 민감한 신선물가지수 역시 지난해 9월부터 10%대 상승하고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에너지 및 농수산물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이었다.

경기침체속 체감물가가 상승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기는 그대로인데 공급측면에서의 물가상승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제한하고 이는 다시 경기 위축으로 이어진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진 않은데 배제를 할 수는 없다"며 "소비쪽이 계속 안좋고 물가도 농산물은 일시적 요인이라 하더라도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올라갈 걸로 보이고 그러면 물가는 상승 압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스태크플레이션을 걱정할 때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다시 주춤하고 있고 AI도 진정되면 물가가 더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앞으로 물가가 계속 오른다고 전제 가능해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지만 2.0%는 한국은행이 통제할 수 있는 물가 안정 목표 내에 있다"고 말했다.

■물가 추이 주시하는 한은

한국은행도 1월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놓고 내부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2.0%라는 기록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어떤 변수가 어떤 결과를 낼 지 연구 중이다. 한은 관계자는 "AI의 경우 정부 대책이 있고, 높아진 유가로 인한 기저효과도 보이기 때문에 다음 달부터는 다시 물가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1년여 동안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0%를 밑돌면서 '저물가'로 인한 부담을 느껴온 게 사실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1.5%를 밑돌자 지난해 7월 기자설명회를 열어 저물가의 원인과 전망을 설명하기도 했다. 물가상승률이 안정성을 띠어야 시장경제 참여자들이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은 측면이 있다.


한은은 신중한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올해 첫 회의록에는 '물가가 2%에 접근할 것'이란 견해와 '2% 수준으로 높아지길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견해가 동시에 담겨 금통위원 간 의견차가 읽히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안정목표 2%는 중장기 전략을 위한 기준선"이라며 "단기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다고 해서 바로 정책적인 대응에 나서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유진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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