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회적기업 탐방 3> 아름다운가게 "기부문화 선도 넘어 국제적 단체로 거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6 23:06

수정 2017.02.06 23:06

척박했던 우리나라 기부문화에 이정표를 세운 사회적기업이 있다.

지난 2001년 길거리 알뜰시장을 통해 소박하게 출발한 '아름다운가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부문화 선도 사회적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재활용 기부물품 판매를 통해 환경보호과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기부문화를 우리사회에 뿌리내린 아름다운가게의 미션은 다른 사회적기업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명성 만큼 부담도 크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과거의 찬사는 뒤로 남겨두고 아름다운 10년을 향해 차별화 전략을 가다듬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기부문화 지형을 바꾼 혁신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는 비영리법인임에도 사회적 미션 달성을 기본으로 하면서 비즈니스를 통해 생산성도 높이는 독특한 모델을 구축했다. 일반 물품을 기증받아 운영을 통해 수익금을 창출해내고 이를 다시 공익사업에 재환원하는 선순환구조를 갖췄다.

2008년에는 모법인인 '재단법인 아름다운 재단'에서 분리돼 독립경영의 첫 발을 내딛는다. 홀로서기의 성공여부가 주목받던 가운데 아름다운가게는 탄탄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 덕분에 지난 2002년 10월 설립된 아름다운 가계는 2009년 특별한 해를 맞는다. 지난 2009년 드디어 100번째 매장을 개점한 것이다. 아름다운가게 전국 매장은 모두 기부를 통해 마련된다. 따라서 매장수의 증가는 곧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환경이 더욱 성숙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같은 해 수익나눔 금액도 100억원을 돌파한다. 일반적인 나눔기부가 아니라 재활용 물품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으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연이어 2012년도에는 설립 10년만에 수익나눔 200억원을 돌파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양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낸다. 2016년 누적나눔액은 400억원을 돌파했다.

아름다운가게 정낙섭 대외협력본부장은 "매장을 매개로 해서 시민들이 재사용품을 가져와 참여를 하고 재사용품을 구매해 참여하는 식"이라며 "아름다운가게 활동은 사실상 사회적 풀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성과 이면에는 설립 초반 도입했던 기부물품 재판매 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3년에는 국내 최초로 제3세계 국가 생산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공정무역을 도입한다. 이어 2007년에는 재활용 디자인 브랜드인 에코파티 메아리를 통해 신사업 영역을 개척했다.에코파티메아리는 지난 2009년 서울 인사동에 국내 첫 재활용디자인 전문매장을 개점했다. 재활용전문매장은 에코파티메아리뿐만 아니라 국내 재활용 친환경 지자이너들의 제품 판매도 돕는다. 친환경 녹색소비시장에서 비영리법인이 경쟁력을 갖고 수익도 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제적 기부단체' 목표로 미래 청사진 가동
아름다운가게에 아름다운 기록만 있는 건 아니다. 전반적으로 2000년대 급성장하던 추세가 2010년 들어서면서 완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부 물품을 받아 판매해 공익활동에 나서는 곳이 우리 사회에도 널리 퍼지면서 아름다운가게 역시 재도약의 담금질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전국에 뻗어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튼튼한 유통네트워크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장과 서비스의 차별화에 심혈을 쏟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국내를 넘어 국제적 단체로 성장해 해외지원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다운가게의 근본 원동력은 원칙에 입각한 미션을 견고히 유지하며 시민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다.


정낙섭 본부장은 "매장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은 일반 영리기업과 달리 어떻게 하면 기증자와 봉사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냐를 놓고 많은 고심을 하고 있기에 앞으로도 가능성이 많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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