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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선시장 '넘사벽'으로 자리 굳혀...황창규 회장의 전략 주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15 17:00

수정 2017.02.15 17:01

황창규 KT 회장의 유선통신 시장 경쟁력 강화 전략이 통했다.

'기가토피아'로 대표되는 초고속인터넷 사업 강화 전략으로 인해 KT의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경쟁대상인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물론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방송사업자(SO)들까지 합쳐 7개 사업자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야 KT에 맞설 수 있는 구조다.

이는 KT의 유선 경쟁력 강화 전략과 함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통신관로 등 필수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KT의 구조적 우위가 한 몫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신방송 업계가 일제히 이동통신 시장 경쟁에 몰입하고 있는 가운데,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요소인 유선통신 사업에 총력을 기울인 KT의 경쟁력이 향후 통신시장에 어떤 영향을 발휘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선통신 강자, KT '넘사벽'으로 안착
15일 관련업계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6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말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KT 점유율은 가입자 기준으로 41.6%, 매출액 기준으로는 4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더 월등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KT의 2015년 초고속인터넷 영업이익은 4037억원으로 SK브로드밴드의 1910억원에 비해 2.1배나 높다.
4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유플러스에 비교하면 무려 10배 가까이 수익성이 높다.

특히 통신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2015년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1.5%포인트 줄어든 반면, KT의 초고속인터넷 점유율은 전년대비 0.2%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만큰 KT의 시장 경쟁력이 높아진 셈이다.

■'기가토피아'의 힘...필수설비 보유 영향력도 커
이같은 KT의 유선사업 성장은 앞서 지난해 실적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KT는 초고속인터넷 매출이 전년보다 11.4% 증가한 1조9230억원을 기록,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2015년 1분기 출시된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지난해 연말 242만명으로 전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의 28.5%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증가했다.

KT의 이같은 성과는 황창규 회장이 취임 후 강조한 기가토피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기가토피아는 KT의 경쟁력으로 꼽히는 유선 사업을 역성장 구조에서 반등시키고, 기가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취지였다. 이같은 전략이 성공해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함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통신관로 등 필수설비를 KT가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따른 산업 구조적 영향력도 크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KT는 국내 최초의 유선통신 사업자로 각 가정마다 초고속인터넷 영업을 한 뒤 통신망을 연결하기 위한 필수설비인 관로를 전국 곳곳에 거미줄처럼 보유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 등 후발 유선통신 사업자들이 초고속인터넷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KT의 필수설비를 빌려 써야 한다.

이같은 산업 구조가 후발 유선통신 사업자의 영업 확장에는 불리한 구조라는 것이다.

한편 KT의 유선사업 경쟁력은 앞으로 5G 이동통신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5G를 통해 제공되는 가상현실(VR) 서비스는 물론 울트라고화질(UHD) TV, 사물인터넷(IoT) 같은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초고속 유선 인터넷망이 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선통신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하던 초고속인터넷 사업이 5G 시대에는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각 사업자별로 시장 경쟁에 대한 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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