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출석에 취재진·집회 참가자 '북새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1 12:03

수정 2017.03.21 12:03

"온다. 빨리 드론으로 영상 찍어봐"
21일 오전 9시24분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 검은색 에쿠스 차량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 부근에 도착하자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 저기 터지기 시작했다. 카메라 세례는 박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들어서면서 더욱 강해졌다.

■삼엄한 경계, 극도의 긴장감
200여명의 취재진이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가운데 하늘에서는 방송사 헬기와 드론들이 박 전 대통령의 주변 상황을 영상으로 담고 있었다.

삼성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소환된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며 짧은 소회를 밝힌 뒤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도착하기 6시간 전부터 검찰 청사 주변은 삼엄한 경비 속에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나 반대자 측이 청사에 침입하는 것을 대비해 서초역 방향 청사 서편 출입문은 아예 폐쇄됐다.


검찰 보안요원들은 청사 출입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거나 취재진 출입을 통제하는 등 경계와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주 미리 등록을 신청해 허가받은 기자들만 이날 새벽 4시부터 청사 동편 출입구 앞 초소에서 신분증과 출입 비표를 교환해야 청사 진입이 가능했다. 소지품 검사와 소형 금속 탐지기를 이용한 몸수색도 이뤄졌다.

이날 새벽 4시부터 경계와 보안 근무에 동원된 검찰 직원은 100여명에 달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검찰 부서마다 차출됐다는 게 검찰 직원들의 전언이다. 검찰 직원 김모씨는 "박 전 대통령 때문에 검찰 직원들이 새벽부터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청사 서편과 동편 밖은 이날 새벽 6시께부터 집회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 100여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를 열광적으로 외쳤다. 이와 반대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집회 참가자 100여명은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구호와 함께 야유로 응수했다.

■"무슨 죄가 있다고" VS "구속하라"
태극기를 흔든 박모씨(56)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나라가 도대체 어디 있느냐"며 "박 전 대통령이 무혐의를 받을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청사 서편을 통해 청사로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리자 서편에 있던 일부 지지자들은 "대통령을 더 가까이서 보고싶다"며 경찰과 승강이를 벌였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간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청사 인근에만 경찰 24개 중대 192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청사 인근 교대역∼서초역∼서초경찰서로 이어지는 도로에도 경찰 차량 수십대가 대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들간 몸싸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집회 상황을 봐서 병력이 더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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