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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블랙스완 지수' 사상 최고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1 18:16

수정 2017.03.21 18:16

'트럼프 랠리' 상승장에도 투자자 급락 공포심 확산
내달 佛 대선도 변수 작용
美 증시 '블랙스완 지수' 사상 최고치

'트럼프 랠리'를 맞은 미국 증시는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급락에 대한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증시에 대한 변동 우려를 나타내는 척도인 '블랙스완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발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스큐지수가 지난 17일부터 사상 최고치인 153.34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CBOE가 2011년 처음 발표한 스큐지수는 시장에 대한 극단적인 우려를 수치화한 것이다.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막상 일어나면 손쓸 수 없는 상황) 지수'라고도 불린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클 경우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큐지수는 S&P500의 풋옵션 구매를 바탕으로 산출한다. 이 지수가 치솟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증시 약세를 전망하고 이에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미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른바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 현상으로 줄곧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우존스산업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4%가량 상승했다. S&P500지수도 11% 넘게 올랐다.

스큐지수도 지난 1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 21%까지 치솟았다. 풋옵션 가격이 너무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증시 오름세가 주춤하며 시장 우려도 늘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마크 롱고 옵션인사이더 최고경영자(CEO)는 "기록적인 증시 상승 후 노출될 위험에 대한 헤지(회피) 수요가 반영된 것"이라며 "증시 하락에 대한 투자자들 우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마켓워치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가 평균인 20 이하로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시장변동성이 적다는 뜻이지만 갑작스러운 증시 격변에 대비할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큐지수와 VIX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온 선다이얼캐피털리서치의 제이슨 고퍼트 대표는 "VIX보다 스큐지수의 상승폭이 높을 때는 30~60일간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S&P지수는 하락곡선을 그려왔다"분석했다.


한편 마켓워치는 프랑스 대선, 독일 총선 등을 거론하며 '지정학적 변동성'이 향후 미 증시에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거 결과에 따라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럽 내 포퓰리즘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네덜란드 총선은 별로 극적인 상황이 없이 지나갔지만 다음달 예정된 프랑스 대선은 또 다른 지정학적 변동성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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