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산분리 족쇄·정권 교체기.. 속타는 인터넷전문은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1 18:53

수정 2017.03.21 22:19

카카오뱅크 본인가 연기돼 상반기내 영업개시 불투명
K뱅크 영업 개시 앞뒀지만 관련법안 논의 '지지부진'하반기 유증문제 등 시름
은산분리 족쇄·정권 교체기.. 속타는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족쇄·정권 교체기.. 속타는 인터넷전문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을 준비중인 카카오뱅크의 본인가가 3월을 넘기게 됐다. 인가가 미뤄지면서 카카오뱅크가 당초 목표했던 상반기 내 영업도 불투명해졌다. 탄핵 이후 정권 교체기를 맞아 정부의 정책 수행도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본인가를 받은 K뱅크는 막바지 테스트를 마치고 출범 일자를 조율중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법안 논의가 지지부진해 '반쪽짜리' 인터넷전문은행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22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안건에 카카오뱅크의 본인가 논의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카카오뱅크의 본인가 여부는 일러야 4월 5일께 결정나게 됐다.

지난 1월 6일 카카오뱅크가 본인가를 신청한 뒤 금융당국은 1.4분기 중 인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을 밝혀왔다. 먼저 본인가를 취득한 K뱅크가 인가에 두 달 반 가량 소요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3월 중에는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주에 한 번 열리는 이번 금융위원회 안건에 카카오뱅크의 본인가 여부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4월을 기약하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탄핵 이후 각 부처가 정책과 관련한 결정을 적극적으로 내리지 않는 등 기능을 멈추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에 접어들면서 정책 추진력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 "결국 인터넷전문은행 출범도 뒷전으로 밀린 셈"이라고 말했다.

심사가 미뤄지면서 상반기 내 영업을 개시하겠다던 카카오뱅크의 목표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12월 본인가를 받은 K뱅크는 이달 말 영업 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본인가 이후 약 100일가량 소요된 셈이다.

K뱅크에 비춰 볼 때 카카오뱅크도 4월 중 본인가를 받으면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 실체 영업은 7~8월께야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11월 예비인가를 받은 이후 1년 반 이상을 인가와 영업준비에 쏟게 된 셈이다.

여기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 여부도 불확실해지면서, 영업 개시를 앞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사업 확장에 맞춰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유상증자 준비를 해야 하지만 은행법 문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주도 사업자가 최대주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조직 구성도 불완전하다.


당초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일부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정치적 이슈에 밀려 논의는 뒷전이다.

이 상태로 영업이 시작되면 결국 인터넷전문은행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고다 피해는 고객들에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영업을 일단 시작하고 잘 진행이 되면 규제는 그때 가서 하나하나 풀면되지 않겠냐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자본을 늘려야하는 인터넷전문은행에겐 생존의 문제이고, 고객의 피해로 이어지다보면 결국 존립이 어려운 은행에 본인가를 내어준 정부에 책임이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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