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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13兆 잭팟'에 엔씨소프트도 웃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1 19:24

수정 2017.03.21 19:24

2015년 주식 맞교환
엔씨, '자충수' 우려에도 넷마블 우호지분 확보해 넥슨의 경영권 위협 방어
막강한 시너지 발휘
IP 활용한 모바일 게임으로 국내외 시장서 공격 행보
기업가치 2년만에 10조 늘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

오는 5월 상장을 앞두고 있는 넷마블의 기업가치가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엔씨소프트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의 지분 9.8%를 보유한 4대주주다. 지난 2015년 양사가 주식을 맞교환하면서 동맹 관계를 맺을 당시만해도 엔씨소프트가 넥슨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넷마블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협력은 상상할 수 없는 시너지를 냈다. 협력의 힘이 발휘된 것이다. 게업업계 한 관계자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협업으로 양사의 기업가치가 2년만에 약 10조원이 늘었다"며 "지금도 블레이드 앤 소울의 지적재산권(IP)으로 양사가 각각의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코스피 상장을 앞둔 넷마블의 기업가치가 최대 13조원에 이를 예상되는 가운데, 넷마블의 4대주주인 엔씨소프트도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2015년 넷마블의 지분 확보 당시 금액이 3800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투자 대비 3배 이상의 효과를 본 셈이다.


■김택진의 자충수? 신의 한 수?

2015년 양사가 손을 잡을 때 엔씨소프트는 넥슨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었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지분 15.1%를 보유한 최대주주 넥슨은 경영참가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이었다. 때문에 엔씨소프트 지분이 10%에 불과했던 김택진 대표는 구원투수가 필요했다.

김 대표의 선택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주식을 맞교환했다. 이를 통해 김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10%의 지분에 넷마블의 지분 8.9%를 더해 총 18.9%의 우호지분으로 넥슨의 경영권 위협을 방어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가 평가한 넷마블의 기업가치가 너무 높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충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2014년 기준 매출이 5700억원대에 불과한 넷마블의 기업가치를 엔씨소프트는 4조원으로 평가해 주식을 맞교환 했다. 미래의 성장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넷마블의 기업가치는 13조원으로 평가된다. 2년 전에 비해 3배나 뛰었다. 김 대표의 선택이 신의 한수로 작용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만해도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을 동등하게 비교할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양사가 손을 잡았던 것이 이제와서는 옳았던 선택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사업적 성공으로 양사 기업가치 10조원 껑충

양사의 협업은 단순 주식적 접근에서 나아가 사업적으로 성공을 이뤘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인 리니지의 지적재산권(IP)을 가져와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시켰다. 넷마블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날 매출이 79억원, 한달 매출이 206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넷마블은 역할수행게임(RPG)의 세계화를 외치며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한을 풀었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 '리니지' 시리즈와,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을 앞세워 국내 게임 시장을 이끌어 왔다. 다만, 유독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는 맥을 추지 못해 고민거리로 남아있었다. 이러한 숙제를 넷마블이 해결해 준 것이다.

당시 양사의 협력 내용에는 △상호 퍼블리싱(Publishing) 사업 협력 △크로스 마케팅 △합작회사 설립 및 공동투자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공동 진출 등이 들어가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개발 능력은 물론 마케팅 방식까지 습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출시 초반 양대 애플리케이션 마켓 최고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금도 최고매출 10위권에 올라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리니지M', '블레이드 앤 소울 모바일'도 개발 중이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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