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이뱅크 가입자 24만명, 수신도 올해목표 절반 넘어
금융위원회가 인터넷 전문은행 캐이뱅크가 출범한 지 24일 만에 가입자가 24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추가로 추진키로 했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6월말 카카오뱅크가 출범하고 관련 법률개정 등 제도적 정비가 완료되면 2단계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추가 인가를 진행키로 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015년 6월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현행법 하에서 1~2개의 인터넷 전문은행을 시범적으로 인가하되 법률 개정 이후 다양한 플레이어의 참여 등을 위해 2단계 인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관건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은행법 개정안 2건과 인턴넷 전문은행 특례법 3건 등 관련 입법의 통과 여부다. 이들 법안은 IT기업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의결권 지분 4%, 총 보유지분 10% 제한)를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추가로 요청하는 기업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가 인터넷 전문은행의 추가 인가에 자신을 보이는 이유는 캐이뱅크의 초반 성공과 새정부 출범이후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1호 인터넷은행인 캐이뱅크는 문을 연지 8일 만에 지난해 1년간 은행권 전체의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15만5000건)을 넘어선데 이어 24일 만에 24만명을 돌파했다. 케이뱅크의 고객 중 30~40대가 전체의 69.9%를 차지해 시중은행(45.3%) 보다 높고 약 42%가 은행 업무시간 외인 저녁 6시부터 다음달 9시 사이에 가입해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이뱅크의 수신 규모도 전날 기준으로 약 2848억원(26만건)으로 당초 올해 수신 목표인 5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24일 만에 달성했다.
연 2%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코드K), 여윳돗에 추가이자(연 1.2%)를 주는 요구불예금(듀얼K) 등이 수신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판 정기예금도 계좌당 약 1371만원를 기록했다. 대출은 전날까지 약 1865억원(2만6000건)으로 예대율이 65.5%로 나타났다. 직장인 신용대출이 전체의 72.1%로 가장 많고 중금리 대출이 15.4%를 차지했다.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은 4.4등급, 평균 대출금과 금리는 각각 720만원, 7.0%로 나타났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으로 은행, 저축은행, 증권사, P2P업계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은행권은 연 2%대 예·적금 특판상품을 출시하고 일부 은행은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신용대출 한도의 10%(최대 200만원)까지 면제해주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전체 은행 점포를 175개 줄였으며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캐이뱅크에 대응해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금융챗봇' 구축에 나서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들도 대출 금리를 낮췄고, 증권사들도 비대면 계좌개설 및 거래 고객에게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의 업무범위가 방카슈랑스, 직불간편결제, 신용카드, 해외송금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른 업권과의 경쟁이 불가해졌다"면서 "직불간편결제 출시로 신용카드 업계의 수수료 경쟁이 가속화되고 보험도 비대면, 모바일 판매 활성화로 판매 비용 절감, 모바일 전용상품 출시 등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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