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연평도의 상수도 관리를 맡고 있는 연평지역 이장 6명은 27일 유정복 인천시장을 면담하고 식수·생활용수 대책 마련과 해수담수화 시설의 연내 완공 등을 요구했다.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곳은 소연평도·소청도 지역이다. 이곳은 가뭄으로 인한 지하수 부존량 감소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따른 관로 균열·파손으로 누수율이 30∼40%에 달하고 있다.
소연평도·소청도 지역은 1주일에 1회씩 1시간 정도 물이 공급됐으나 최근 3일마다 1회씩 30분 가량으로 줄었다. 1인당 하루 물사용량으로 환산하면 전국 282L, 인천시 297L에 비해 5분의 1 수준인 50∼60L 꼴이다.
생활용수는 2015년 운반선으로 주 2회 공급받았으나 지난해부터 예산 부족으로 이마저 중단됐다. 소연평도 주민들이 자비로 수차례 꽃게 운반선을 이용해 생활용수를 조달하기도 했으나 비용상 이유로 현재는 운반하지 못하고 있다.
소연평도 주민들은 생활용수 부족으로 빨래를 못해 1주일에 2번씩 이불 등 큰 빨래를 대연평도로 보내 세탁하고 있으며 옷 등 일상적인 빨래는 인천으로 갖고 나가 세탁하고 있다.
특히 마을상수도 물탱크에 밸브가 설치되지 않아 청소 시 부유물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일부 지역 물탱크는 매립형으로 쥐 등 동물이 들어갈 수 있어 수질오염에 노출돼 있다.
시는 소연평도·소청도에 음용수와 생활용수의 비상 급수를 추진해 물 부족 문제를 해소키로 했다.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음용수(병입수)를 주민 요청 시 곧바로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4회에 걸쳐 1만3440병(1.8L)을 지원했다. 생활용수는 이번 주부터 재해구호기금을 긴급 지원해 어획운반선을 이용, 3일 간격으로 매회 30t을 공급하기로 했다.
시는 서해 5도 지역의 가뭄의 근본적인 해소를 위해 소연평도와 소청도에 오는 6월말까지 배관교체공사를 벌여 누수를 잡고 해수담수화 시설 공사도 곧 착공해 10월말까지 완료키로 했다. 대청도와 대연평도 해수담수화사업 역시 당초 2020년까지 완공키로 했으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연평도 상수도 관리운영위원회 위원장인 신중근 남부리 이장은 “물 부족 해소 대책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주민들은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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