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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 28일 담배소송 12차 변론 진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7 16:28

수정 2017.04.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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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14년 4월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제12차 변론이 오는 2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466호 대법정에서 진행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변론은 법원 인사로 인한 재판부 변경, 지난 4월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담배유해성분 발표 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담배소송은 1차 변론 당시 재판부가 정리한 다섯 가지 쟁점에 대해 순차적으로 변론을 진행해 왔다.

쟁점은 크게 △공단이 담배회사에 대해 직접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흡연과 폐암 등 질병 발생간의 인과관계 △담배회사들의 제조물책임 △담배회사들의 불법행위책임 △공단의 손해 범위 등이다.

지난 11차 변론에서는 세 번째 쟁점인 담배회사들의 제조물책임에 대한 공방이 진행됐다.


이 변론에서 재판부는 담배회사들이 담배 제조 과정에서 암모니아화합물, 당류, 멘솔 등의 첨가물을 통해 담배의 위해성을 증가시켰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해다. 이에 공단에게 사건 대상자들이 피운 구체적인 담배 제품명과 확인이 필요한 첨가제 성분을 특정하도록 명하고, 담배회사들에게는 특정된 각 담배 제품별로 제조 과정에서 추가시킨 첨가물과 첨가물 추가시 안전성 검사를 실시했는지 여부 등을 밝히라고 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단은 지난 2월 10일 생존 대상자에 대한 심층면담조사를 실시해 각 담배회사별 제품명과 첨가제 범위를 특정해 해당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담배회사들은 재판부 변경 등을 빌미로 지금까지 첨가제와 관련한 어떠한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케이티앤지는 흡연 피해자 개인이 제기했던 과거 담배소송에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니코틴 흡수를 촉진시키는 첨가물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했고, 그러한 목적으로 첨가물을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의 법원은 '의존증이 높은 담배를 제조하기 위해 유해한 첨가제를 넣어 니코틴 함량을 조작해 왔다는 주장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한 바 있지만, 이는 미국 법원과는 상반된 판시였다.

미국 연방정부가 조직범죄처벌법(RICO) 위반을 이유로 제기했던 소송에서 담배회사들의 구체적인 위법행위가 상세히 적시된 1700 페이지에 달하는 글래디스 케슬러(Gladys Kessler) 판결이 선고됐다.

2006년 미국 법원은 필립모리스를 포함한 담배회사들이 중독성이 더욱 강화되도록 의도적으로 담배를 설계했다는 사실과 담배회사들이 필터의 설계 및 담배 용지의 선정, 암모니아 첨가, 담배엽 혼합의 물리적 화학적 구성의 관리 등의 여러 방법으로 니코틴의 영향과 전달을 관리해 온 사실을 인정했으며, 담배회사의 내부문건상으로 전 세계에 판매되는 말보로 제품의 특징, 맛, 전달에 있어서의 결정적 요인이 바로 암모니아 기술이라는 사실도 확인된 바 있다.

공단이 제기한 담배소송에서는 케이티앤지 뿐 아니라,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가 피고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제조·판매된 말보로와 외국에서 제조·판매된 말보로의 제조 방법상 차이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이상, 니코틴 흡수를 촉진시키기 위해 첨가물을 사용한 바 없다는 담배회사의 일방적 주장이 이번 소송에서 그대로 수용되기는 어렵다는 게 공단의 입장이다.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최근 정부 차원에서 담배 유해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새로 변경된 재판부가 이번 담배소송의 중요성을 인식해 법과 정의에 입각해 정당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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