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 배치문제로 중국과의 정치·경제적 교류가 위기에 빠진 가운데, 중국 비즈니스를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한국 스타트업 기업들이 눈에 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NBT, 스마트스터디, 피에나 등의 기업들은 모두 현지 소비자들이 중국기업으로 기억할 정도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취해 중국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다.
■中 누적가입자 1억명… NBT ‘쿠화’
국내 모바일 잠금화면 플랫폼 캐시슬라이드를 운영하는 NBT는 지난 2014년, 캐시슬라이드 중국 서비스 ‘쿠화(coohua)’를 출시해 현재 누적가입자 1억명을 돌파한 서비스로 키워냈다.
NBT가 중국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핵심은 바로 ‘현지화 전략’이다. NBT는 중국 진출 초기부터 중국법인을 따로 설립하고, 중국 서비스 명도 ‘쿨(Cool)하다'는 의미를 담아 ‘쿠화’로 정했다. 또 중국 법인장을 제외한 100여명의 직원 전부를 중국 현지인으로 구성하여 중국 시장 분석과 서비스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NBT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잠재력과 사업전망도 높이 평가 받았고 중국 진출 8개월 만에 현지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쿠화는 현재 월간사용자 2천만명, 매출 약 220억원 등 지속적으로 모든 수치를 경신하며 한한령(限韓令)에도 안정적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박수근 NBT 대표는 "중국정부의 사드보복, 한한령 등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 비즈니스에 적잖은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지만, 서비스 본질에 집중하고 사용자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외교적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힘은 자연스레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플랫폼 공략해 中 아이들까지 사로잡아… 스마트스터디 ‘펑펑후’
제2의 뽀로로라고 불리는 캐릭터 ‘핑크퐁’이 국내에 이어 중국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마트스터디가 운영하는 핑크퐁은 글로벌 유아용 교육 콘텐츠로 지난 2015년 ‘펑펑후’라는 이름으로 중국시장에 콘텐츠와 앱을 출시했다.
중국시장 진출 시, 핑크퐁은 브랜드명 현지화에 힘썼다. 캐릭터가 핑크색 여우인 점에 착안해 여우라는 뜻을 가진 ‘후’를 넣어 중국인들도 부르기 쉬운 ‘펑펑후’라는 브랜드명을 채택했다.
또한 중국 현지문화를 잘 반영한 콘텐츠를 샤오미 스마트TV ‘미티비(MiTV), 셋톱박스 ‘미박스(MiBOX)’ 등 중국 플랫폼과의 제휴를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 해 6월에는 중국 유튜브로 불리는 유쿠(Youku)에서 공룡동요가 교육 카테고리 최고 인기 콘텐츠에 오르기도 했으며, 지난 해 말부터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와 중국 텐센트 비디오에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中 창업프로그램서 1등해 육아 한류 주도하는 스타트업 ‘피에나’
중국 현지 창업프로그램을 활용해 현지인들의 주목을 이끌어 낸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소형가정기업 피에나는 지난 2015년 4월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세우고 유아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급속냉각방식 자동분유제조기로 중국 심천TV의 촹커싱치우(创客星球)라는 창업프로그램에서 한국인 최초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급속냉각방식 자동분유제조기는 가루분유와 생수만 넣으면 100도까지 끓였다가 90초 만에 36~37도까지 분유 온도를 맞춰주는 기계다.
이후 중국시장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피에나는 1년만에 중국 현지에서 약 500만 위안을 유치 받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피에나에서 출시한 무선 믹서기 쿠카는 중국 크라우드 펀딩 징동닷컴에서 2일만에 목표금액의 100%를 달성하는 등 중국시장에서 호응을 얻기도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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