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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국정농단 재판 '강행군'..다음주부터 하루 빼고 매일 재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6 14:42

수정 2017.06.06 16:11

구속시한 다가오고 증인은 200여명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피고인에 대한 재판 강행군에 나서면서 중요 피고인의 피로가 누적돼 피고인 출석이 의무인 형사재판에 불출석하는가 하면 체력부담을 호소하는 피고인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백명에 달하는 증인과 촉박한 일정 탓에 다음주부터 주 4회 심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재판 강행군…崔 불출석, 朴 '꾸벅꾸벅'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가 진행한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 공판에서 국정농단 사태 재판 가운데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피고인인 최씨가 법정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형사재판은 피고인의 참석을 의무로 한다.


재판부는 "최씨가 재판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최씨는 불출석 사유서에서 '어지럼증 때문에 방에서 넘어져 온몸 타박상이 심하고 꼬리뼈 부분 통증이 심해 재판에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씨 측은 과도한 재판일정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 재판 진행이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친 것은 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30일 안계명 한국마사회 남부권역본부장에 대한 신문 도중 박 전 대통령이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박 전 대통령은 2~3분여 뒤 졸음에서 깨려는 듯 손으로 미간을 비비기도 했다.

이에 따라 피고인 측은 재판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최씨 측은 서울중앙지법과 거리가 먼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최씨의 이감을 요구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누차에 걸쳐 재판이 강행군으로 진행되고 있어 멀리 떨어져 있는 남부구치소보다는 가까운 데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인권적 차원에서라도 비교적 가까운 데서 재판받을 수 있게 검찰에서 좀 배려해주길 말씀드리고 재판장도 그점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가 12일부터 주 4회 공판을 진행키로 한 결정에 대해 "공개된 법정이어서 자세히는 말을 못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체력 부담이 심하다"며 주 3회 공판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답답..구치소 이감 요구도
재판부도 답답한 입장이기는 마찬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 등 대기업에서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하는 등 모두 18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롯데 뇌물수수·SK 뇌물요구 혐의 심리에만 1~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이른바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와 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혐의 진술자만 약 230명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 구속 시한(기소 후 6개월) 내 선고를 하려면 이처럼 빡빡한 재판일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심리 속도라면 박 전 대통령 구속 만료 기한인 10월 16일까지 1심 선고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밝혔다.
결국 재판부는 12일부터 수요일을 제외한 주중에 매일 재판을 여는 초강수를 결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조속한 심리를 위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접견 시간을 연장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최씨 측이 요청한 구치소 이감은 검찰이 거부해 성사되지 않았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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