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고]4차 산업혁명과 전력 데이터의 중요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3 08:52

수정 2017.06.13 08:52

-조종암 엑셈 대표
조종암 엑셈 대표
조종암 엑셈 대표

전력은 4차 산업 혁명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 하드웨어를 동작시키기 위한 기본 대전제이며, 초고속 네트워크 부문과 함께 현대사회를 지탱하는 인프라로 확고부동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력을 공급하는 주체와 사용하는 주체 모두가 전력과 관련해 막대한 데이터를 양산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데이터 수집과 저장 기술의 한계로 인해 활용에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으로 전력 관련 데이터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여건이 마련됐다.

전력 부문과 관련해 해외에서는 이미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구 온난화나 대기 오염과 같은 환경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효율적인 전력 공급과 수급 계획 수립, 데이터 센터 운영 비용 절감, 전기차 보급 확대와 같은 부가가치 창출로 인한 경제적인 이익을 따져보면 투자 대비 효용 가치가 매우 높다.


빅데이터 관련 사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먼저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플랫폼 기술에서 전력 사용량 데이터로부터 통찰을 얻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로 진화하고 있다. 피크 타임이 올 때 비용을 절약하거나 남은 전력을 되팔아 수익을 얻는 방식에서 발전해 이제는 예측을 통해 전기 생산과 소비를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수립함으로써 개별 주체의 이익이 전체의 이익이 되도록 연결한다. 다음으로 발전기를 비롯한 설비에 대한 고장 예방과 유지 보수와 관련해 수 많은 센서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한 정비 일정 계획 수립을 생각할 수 있다.

이미 GE Predix와 같은 서비스 플랫폼은 항공기 엔진, 기관차 엔진, 풍력 발전기 등에 장착된 센서로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최적의 교체·정비 시점을 고객에게 알려주고 있다.

빅데이터에 이어 요즘 한창 주목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 관련 사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구글 알파벳의 자회사이며 알파고로 한국에서 명성을 드높인 딥마인드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에서 일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공조 시스템에 들어가는 전력을 절감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데이터 센터 내부에 설치한 수 천 개의 센서에서 들어온 다양한 정보(변수는 온도, 전력, 펌프 속력, 설정값 등 120 여 개에 이름)를 뉴럴 네트워크 기법으로 학습해 다음 시간 동안 데이터 센터의 온도와 압력을 예상해서 냉방에 사용되는 전력을 40% 정도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으며, 구글은 해당 성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미 2014년도 기준으로 1년 동안 구글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량은 1년 동안 고리원전 1호기 한 곳에서 생산한 전력량을 넘어섰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볼 수 있다.

역시 구글 알파벳 소속인 네스트는 가정용 IoT를 활용한 스마트 홈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해 가정에서 전기를 포함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노리고 있다.

네스트 학습 온도조절장치는 생활 습관과 계절 변화를 자동으로 파악해 스스로를 재프로그래밍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 현황을 알 수 있는 보고서를 사용자에게 보내어 절감 효과를 한 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이처럼 기존 인프라에서 에너지 절감과 효율적인 사용을 돕는 기술이 일상화되면서 연료로서 전력 관련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공사가 보유한 설비와 데이터만 하더라도 엄청나다.

철탑 4만2000개, 전주 880만개, 데이터만 2억 6000만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능형 미터링에 스마트 그리드까지 확산되므로 전력 관련 데이터가 급속도로 늘어날 추세다.

현재 한전이 전력 관련해 5대 정보(10년간 국가 전력 사용량 변화, 지역별 전력 사용량 비교, 10년간 전력사용량 변화로 본 주요 업황, 주택 태양광 설치로 인한 전기 요금 절감, 전기차 보급 지역별 충전기 수요) 등 빅데이터 전력 정보를 공개했는데, 주로 통계적인 성격이 크기 때문에 아직은 거시적인 정책 입안 자료로 활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만일 향후 추가로 공개할 15분 단위 전력사용량 정보, 대규모 수용가 중심의 실시간 사용량 정보 등이 민간기업에 제공될 경우에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지므로, 전력 공급과 사용에 있어 전환점을 맞이 하리라 기대한다.
더 많은 전력 관련 데이터를 적시에 공급한다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능력을 토대로 에너지 부문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단순한 구조로 인해 차량 제조 단가를 떨어뜨리고 내연 기관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막을 수 있는 자율주행 전기차량·충전 인프라나 모든 곳에 센서가 장착되어 에너지 사용을 감시할 수 있는 IoT 관련 인프라 보급과 함께 여러 이해 관계자 사이에 데이터를 주고 받고 통합하는 요구가 점점 더 강해지기 때문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플랫폼 기술을 공유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와 민간 기업이 합심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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