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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3박5일 첫 방미 일정 어떻게 짜여졌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6 20:21

수정 2017.06.26 20:24

오는 28일 3박5일의 일정으로 방미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에서의 첫 일정은 6·25전쟁 장진호 전투기념비 헌화다.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당시 한미 양국군을 포함해 많은 유엔군이 희생된 가장 치열한 전투로 미군 전사에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도 기록돼 있다.

당시 미군의 후퇴작전은 9만 여명의 피란민이 함께 남하한 그 유명한 '흥남철수'다. 문 대통령은 이어 워싱턴 방문 사흘째인 30일(이하 현지시간)도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의 목적이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우의와 신뢰 구축에 있다고 수차례 밝혀온 만큼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기고, 발전·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런 내용의 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발표했다.

정 실장은 장진호 전투기념비 헌화와 관련 "문 대통령의 부모도 당시 피란민이었다"면서 "장진호 전투기념비 헌화는 한미동맹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의 가족사와도 연결되는 중요한 상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전 참전 기념비 방문의 경우, 선친이 한국전 참전 용사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과 함께 헌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히 전달해 (공동 헌화가)성사됐다"면서 "혈맹으로 맺은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잘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엔 참전국 대표와 미군 참전용사도 함께한다.

이번 방문은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형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때의 '실무방문(Working Visit)'보다 의전이 한 단계 격상됐다. 첫 방문 때 국빈으로 초대된 건 1998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 때다.외국 정상의 방미 형식은 의전에 따라 국빈방문(State Visit), 공식방문(Official Visit), 공식 실무방문, 실무방문, 개인방문(Private Visit) 등으로 나뉜다.

문 대통령은 둘째날인 29일 오전 미국 상·하원 지도부와 각각 간담회를 갖는다. 당초 미 하원의원들이 문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을 요청해 의회연설 성사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이번 방문이 국빈방문이 아니기 때문에 연설대신 간담회 수준으로 갈음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 의회 연설은 대개의 겨우 국빈방문때 주선된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마주하는 건 29일~30일 양일간이다. 이틀로 예정된 정상회담 첫 날(29일)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백악관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 본격 정상외교에 돌입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에게 환영 만찬을 베푸는 것은 문 대통령이 두 번째다. 환영 만찬이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각별한 환대 속에서 미국이 한미동맹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정 실장은 자신했다.

정식 회담은 30일 오후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확대 회담을 차례로 갖고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와 의미를 직접 밝힐 예정이다. 펜스 부통령과의 31일 오찬이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문재인정부의 경제 및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힐 자리도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28일 한미 양국의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및 만찬에 참석해 한미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30일에는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 각계 지도층 인사를 대상으로 새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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