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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근로기준법 예외자입니다](4.끝)감단직=족쇄..전문가 "감단직 제도 재검토 필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7 17:23

수정 2017.06.27 17:44

27일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점심시간에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 모습.
27일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점심시간에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 모습.

‘감시단속직(감단직)’ 근로자들이 불법 차별을 받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주가 감시 혹은 단속 업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감단직에 강제 적용하기 때문이다. 산업 현장에서 감단직 제도는 임금을 적게 주고, 연장 근로를 시키기 위한 용도로 변질 돼 ‘족쇄’라 불린다.

노동 전문가들은 ‘감단직’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과거 감단직종이더라도 업무가 다양화됐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재점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리 확보 나서, 법·제도 개정 요구
한국노총 이상혁 노무사는 “경비원, 시설관리직 등 감단직 적용을 받은 근로자들 중 현재 감시, 단속 업무만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고용부는 관행적으로 감단직 적용을 하는 데 법을 잘 못 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부 차원에서 감단직종 별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체크리스크 등을 만들어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법인 삶 최승현 노무사는 “감단직 적용 신청을 하지 않고 불법 운용하는 사업장도 상당히 많아 노동부가 제대로 확인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한 업체가 감단직 적용을 받으면 중간에 다른 용역 업체로 바뀌어도 감단직이 계속해서 적용되고 있다”며 “업체가 바뀌면 업무 지시도 달리 하기 때문에 고용부에서 주기적으로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한 사용주 측에서 감단직에 해당되지 않는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 언제든지 적용 취소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근로감독관이 현장에서 업무를 점검한 뒤 감단직 승인을 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단 근로자들도 권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감단 근로자가 조합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은 새 정부를 상대로 감단직 적용 제외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아파트 경비, 전기, 기계 관리자 등 시설관리직은 감단 근로자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진희 시설관리노조 위원장은 “조합원 1000여 명 이중 절반 이상이 감단직에 묶여 있다”며 “고령에 계약직 신분이며 소수 단위이기 때문에 결집력이 약하지만 모두 고용부의 감단직 승인에는 불만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감단직 적용 취소를 요구하고 근로기준법상에 명시된 감단직 제도에 대한 부분도 개정을 요구하기 위해 관련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감단직 운용 방식 재검토 계획"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감시단속적 근로자 제도 운용 방식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아파트 경비원이 기존에 감단직으로 분류됐더라도 향후에는 실제 업무가 무엇인지 확인 할 수 있도록 현장 감독을 늘리겠다”며 “특히 취소 신청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근로감독관을 파견, 적극적으로 확인해 사용주의 오·남용을 사전에 막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감단직 적용을 제외할 경우 집단 해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순찰이 주 업무인 상태에서 경비직을 감단직 적용에서 제외하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며 “만약 이들이 감단직 적용에서 제외되면 임금이 크게 상승하는 데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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