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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가입자 이동 데이터에 탑승자 결제정보 활용한 택시 서비스 구상중이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막혀 당장 사업화하지는 못해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골이어서 택시기사들은 손님맞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통신회사의 가입자 이동 데이터와 택시 탑승자들의 결제정보를 결합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손님이 끊기지 않는 노선도를 그릴 수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3360개의 중소 자영업체가 문을 열었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문을 닫는 자영업자도 하루 평균 2491개에 달한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활용해 상권을 분석하고 주요 소비패턴을 분석하면 불황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사업 아이템과 상점 위치를 족집게처럼 찾아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라고 불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모델이 속속 등장하면서 빅데이터로 돈을 버는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이동정보와 택시 결제업체들의 데이터를 결합해 인공지능(AI) 택시서비스를 제공하는 빅데이터형 사업모델을 구상 중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이 통신가입자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첫걸음을 뗀 것을 제외하면 의료정보, 금용정보 같은 빅데이터는 여전히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등의 과도한 정보보호 규제에 가로막혀 빅데이터로 가공되지 못한 채 서버에서 잠자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빅데이터를 기업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SK텔레콤, 빅데이터 활용한 'AI택시'서비스 구상 중
SK텔레콤은 통신가입자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AI택시 애플리케이션(앱)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AI가 택시기사에게 탑승 수요가 많은 지역을 제안하는 방식의 사업모델이다.
택시기사는 이용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미리 예측해 공차율을 낮출 수 있고, 사용자는 택시공급이 늘어나 밤늦게 택시를 타지 못해 몇 시간씩 거리에 서있어야 하는 낭패를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SK텔레콤 허일규 데이터사업본부장은 "택시를 타려는 승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를 예측해 택시기사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연구 중"이라며 "현재 택시의 공차율은 50%에 달할 만큼 비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런 서비스가 등장하면 공차율을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금융정보는 아직 서버에만…"개인정보보호법이 4차 산업혁명 발목 잡을라"
SK텔레콤 등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의료, 금융 등 대부분의 데이터들은 여전히 사업기회를 찾지 못한 채 서버에 갇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물론 신용정보법, 의료법 등 데이터를 가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들이 여전히 빅데이터 사업화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이봉규 원장은 "매일같이 개인정보를 노출하면서 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과 보호가 조화를 이루도록 법제도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데이터를 보호의 대상으로만 묶어두는 현행 개인정보법제도는 4차산업의 발전을 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을 특정할 수 없는 비식별화된 데이터를 다양하게 분석하고 가공해 빅데이터를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모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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