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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일군 우버·에어비앤비 한국이라면 창업도 못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3 17:25

수정 2017.07.13 17:25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
세계 스타트업 100곳중 57곳 국내법 적용땐 사업 어려워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세계적 대박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아이템은 아예 한국에서 창업할 꿈도 못 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 운송, 유통 등 개별 산업에 대한 규제가 남아 있어 사업 자체가 불법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한 해 6만5000개의 법인이 신설됐던 것이 2016년에는 9만6000개의 새 법인이 만들어질 정도로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세계 100대 스타트업에 끼는 기업은 전무할 정도로 국내 창업이 양적으로만 성장할 뿐 질적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는 이유는 규제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캠퍼스 서울은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를 통해 "최근 1년간 누적 투자액 기준 상위 100개 글로벌 스타트업에 한국 현행법을 적용할 경우 13곳은 사업을 시작할 수조차 없고, 44곳도 일부 사업을 바꿔야 규제를 통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0개 기업 중 현재 사업모델로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업은 43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숙박업 요건 미충족, 차량호출업체 우버와 디디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저촉으로 국내 사업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정부 정책이 구호에 그치고, 현실적 규제개선 노력이 뒤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살아남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우선 개방형 규제 체제로 전환해 진입장벽을 제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 시대의 핵심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에 대한 활용을 늘리고, 개인정보 관련 규제를 완화해 빅데이터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투자환경 개선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캐피털 신규투자금액 규모가 글로벌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이 가운데 정책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40% 이상으로,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지만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밀리고 있으며, 이는 곧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것을 방증한다"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정책 개선을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정민 구글캠퍼스 서울 총괄은 "아산나눔재단과 캠퍼스 서울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가 향후 스타트업 정책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를 통해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서비스를 내놓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한국의 스타트업들에 관심을 갖는 스타트업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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