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中 체리-獨 벤츠, 'EQ'브랜드 사용 합의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3 18:03

수정 2017.07.23 18:03

국내 진출 때 현대차와 협상에 이목 집중
현대차, 과거 '에쿠스'를 'eq900'로 국내에서 출시
벤츠, EQ 사용 땐 분쟁 소지
메르세데스 벤츠가 중국에서 'EQ(eQ)' 브랜드 사용을 놓고 법정 분쟁을 예고했던 체리자동차와 극적으로 화해하면서 향후 현대자동차와의 협상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벤츠가 전기차 브랜드 EQ 출시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국내 진출시 현대차와 제네시스 'eq' 상표권에 대한 분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벤츠가 국내 시장 특성을 고려해 EQ 브랜드를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츠를 보유한 독일 다임러그룹과 중국의 체리자동차는 최근 EQ(eQ) 브랜드 사용에 상호 동의를 마쳤다.

지난해 벤츠는 모터쇼에서 '제네레이션 EQ 콘셉트'를 공개하면서 전기차 라인업을 묶어 EQ라는 서브브랜드를 적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벤츠가 EQ 브랜드 등록을 중국서 추진하자, 지난 3월 체리자동차는 벤츠의 EQ 사용이 브랜드명 침해라며 고발하고 나섰다.
체리자동차가 2015년부터 생산해오던 소형전기차 'eQ'와 같다는 이유에서다. 체리자동차는 중국 국가행정국 상표국에 상표권 사용 차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장 내년부터 EQ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으로의 적극 진출을 계획했던 벤츠는 체리자동차와 협상에 돌입했으며, 지난 14일 벤츠는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EQ 브랜드를 세무 요건에 따라 공동 사용하는데 합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체리자동차는 eQ1 등 '알파벳+숫자' 방식으로 상표를 사용하고, 벤츠는 EQ 뒤에 알파벳을 붙이는 방식의 세부 요건을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문제는 벤츠가 EQ 브랜드를 국내에서 출범시킬 수 있느냐다. 벤츠가 체리자동차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공동사용에 합의했다고 해도, 국내 시장에서는 현대차와의 별도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과거 '에쿠스' 모델을 제네시스 'eq900' 선보이고 있다. 이 모델은 해외에선 제네시스 G90으로 팔리고 있지만, 국내에선 에쿠스에 대한 상징성을 이어가기 위한 플래그십 브랜드로 출시되고 있다.

우선 벤츠는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론칭을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GLC 35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이 향후 EQ 브랜드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이 향후 EQ 브랜드에 포함될 가능성은 높다"면서 "국내 EQ 브랜드 도입에 대한 정확한 시기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지만, 그 경우 현대차와 브랜드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역시 벤츠가 EQ 브랜드를 국내에 갖고 들어올 경우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벤츠의 브랜드 등록이 가시화될 시점에서 회사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업계에선 벤츠가 국내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굳이 국내 제1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와 브랜드를 국내에서 동일하게 가져갈 이유가 없다는 분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에쿠스라는 자동차에서 유래된 eq 브랜드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벤츠가 차별화된 전략으로 전기차 브랜드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벤츠가 EQ를 국내서 고수하더라도 글로벌 전반적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분쟁을 심하게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설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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