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십수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빗대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임대수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건물주의 주머니가 갈수록 두둑해지고 빈부 격차가 커질수록 주거복지 소외층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커지고 있다. 취약계층은 물론 모든 임차인의 삶의 질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적 기업 두꺼비하우징을 7년째 이끌고 있는 김승권 대표(사진)를 만났다.
지난 28일 서울혁신파크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집은 생활의 중심이다. 집이 그 사람의 일생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활의 중심인 집이 한 사람의 생활을 규제하고 통제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그는 "지금 한국, 특히 서울의 주거난은 산업화 과정 속에서 단절되고 고립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물리적 환경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골목과 마을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도 모두 붕괴됐다는 게 문제"라면서 "비어 있거나 낙후된 주택을 리모델링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두꺼비하우징은 사람과 집, 삶을 생각하는 도시재생 전문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2015년부터는 빈집을 활용한 공유주택 '공가'를 11호점까지 개설했다. 빈집살리기 프로젝트는 정비사업 추진이 지연돼 방치된 빈집을 리모델링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집주인과 최소 6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고 리모델링 후 주거취약계층에 공급한다. 공공임대, 민간임대도 아닌 사회임대주택이다.
김 대표는 부동산 경기 팽창으로 인해 얻는 사회적 이득을 특정 소수가 누리게 되는 과정에 본인도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두꺼비하우징을 설립하기 이전까진 지방에 근거지를 둔 건설회사 관리파트에서 일했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에 다니면서도 지역사회를 위한 고민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도시 주거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났다"면서 "기존 재개발에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두꺼비하우징을 만들게 됐고, 상근하며 기반을 다질 직원이 필요해 회사를 그만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두꺼비하우징은 김 대표 외에도 김미정·이주원 대표가 공동대표로 있다. 모두가 더 나은 주거지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공통분모로 모인 사람들이다.
집주인에게는 길게는 10년까지 일정 수익을 보장하는 동시에 리모델링을 통해 자산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등을 통해 입주자들은 시세보다 싼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으니 '윈윈'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1년에 10가구씩 지어 50가구 정도까지 짓는 게 목표"라면서 "두꺼비하우징이 하는 일은 한마디로 '착한 임대업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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