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중국 이어 인도서도 위협받는 삼성 스마트폰, 글로벌 전략 이상 생기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31 16:13

수정 2017.07.31 16:13

관련종목▶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데 이어 인도시장에서도 '불안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고, 인도는 미국을 제치고 곧 세계 2위 수요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급성장 시장이다. 두 나라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것은 모두 중국계 업체들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강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에 탁울한 성능, 현지화 전략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이길 수 있는 글로벌 전략 재점검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 인도서 2위에 바짝 추격당하는 1위
<인도 스마트폰 시장 1~2위간 점유율 격차>
(%)
2015년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2016년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2017년 1분기 2분기
삼성(1위) 27.8 23 24 26.8 26.6 25.1 23 25.1 28.1 24.1
2위 15.3 17 16.7 14.1 12.6 12.9 9.6 10.7 14.2 15.5
(자료=IDC, 카운터포인트/ *2위 자리는 샤오미, 레노버, 마이크로맥스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음)
7월 3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 2·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4.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샤오미가 15.5%, 비보가 12.7%, 오포가 9.6%, 레노버가 6.8%를 각각 차지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5.4%, 인도 현지업체인 아이텔이 10.2%, 샤오미가 7.2%, 마찬가지로 인도 현지업체인 마이크로맥스가 7.1%, 비보가 5.9%였다.

올 2·4분기 현재 인도에서 이용되는 스마트폰 중 95%인 1억5000만대가 롱텀에볼루션(LTE)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수준인데, 카운터포인트는 향후 1년 내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2번째로 큰 LTE 스마트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대별로는 1만5000~2만루피(약 26만~35만원)의 중가 스마트폰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오포, 비보가 강세를 보였다. 3만루피(약 51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55%의 점유율로 1위였고, 이어 애플이 30%를 차지했다.

■인도에서 中제품 점유율이 절반 이상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2위와 약 10%포인트 격차의 1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불안한 1위'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올 상반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베스트셀러 스마트폰은 샤오미의 레드미 노트4가 차지했다. 삼성전자 제품이 베스트셀러 스마트폰에 선정되지 않은 것은 4년만에 처음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인도 시장 내 중국 브랜드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절반 이상으로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오포, 비보, 지오니 같은 중국 제조사들은 인도 국민 스포츠인 인도크리켓리그(IPL) 후원에 거대한 자금을 동원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빠르게 수요가 증가하는 중가 모델 신제품을 적극 출시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5% 안팎으로 최근 2~3년간 크게 변화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급속한 확대 추세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을 합친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지난 2015년 14%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 46%로 크게 증가했고 지난 1·4분기에는 51%로 절반을 넘었다. 올 2·4분기에는 이보다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2위의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4·4분기부터 삼성전자와 인도 스마트폰 시장 2위 업체의 격차는 14.4%포인트, 13.9%포인트, 8.6%포인트로 점차 좁혀지고 있다.

■중국 점유율은 계속 떨어져 6위...글로벌 전략 재점검 시급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도 시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 2·4분기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3.0%로 6위다. 1년 전에 비해 2.9%포인트 하락했고, 8.2%로 5위인 애플보다도 한참 뒤진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들의 점유율이 총 87%에 이른다. 이미 중국 소비자들이 중국산 제품에만 눈길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갤럭시C를 출시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높아진 성능에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가성비 높은 스마트폰을 주무기로 한다.
중국 시장은 도농 간 격차가 크기 때문에 각 지역에 맞는 유통전략을 세우고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고, 인도에서 영향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다"며 "중국의 경우 현지 콘텐츠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제휴를 맺어 갤럭시 소비자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특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야 하고, 인도에서도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의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유통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격과 성능, 현지화 전략을 내세운 중국계 스마트폰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략을 시급히 재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fnSurvey